[스포티비뉴스=요코하마, 맹봉주 기자·신원철 기자] 한국 야구가 동메달마저 놓쳤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재역전패로 4위로 떨어졌다. 최종 스코어는 6-10.

주장 김현수의 홈런과 안타, 부진했던 강백호의 역전타, 그리고 조상우의 역투가 눈부셨다. 그러나 오승환이 8회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1회 3점을 내주고 흔들렸던 한국은 김현수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2회 김현수의 2루타와 박건우의 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4회 김현수가 솔로포를 날려 2-4까지 따라갔다.

2-5로 끌려가던 5회말 연속 안타로 3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터진 강백호의 적시타. 최근 부진했던 강백호가 에이스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의 공을 받아쳐 6-5 역전에 성공했다.

조상우가 6회와 7회 점수를 주지 않고 잘 막았다. 그러나 8회 올라온 오승환이 1사 만루를 만들었고 원바운드 공을 포수 양의지가 블로킹하지 못해 1점을 헌납했다. 6-6 동점.

그리고 2타점 적시타와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6-10으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쿠바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세계 야구 중심에 우뚝 섰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경기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2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쳤다. 두 번의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미국에 내리 졌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도 무릎을 꿇었다. 조별리그 2경기를 포함해 총 7경기 3승 4패로 승률 50%도 채우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참가국은 한국·일본·미국·멕시코·도미니카공화국·이스라엘로 총 여섯 나라였다. 한국은 금메달을 노리고 도쿄로 넘어갔으나 6팀 중 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돌아오게 됐다.

한국 타순은 박해민(중견수)-허경민(3루수)-이정후(우익수)-김현수(1루수)-박건우(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양의지(포수)-김혜성(2루수). 선발투수는 김민우였다.

1회초 도미니카공화국의 공격이 길었다. 김민우가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투런홈런,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솔로포를 맞고 3점을 내줬다. 김민우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물러났고 차우찬이 올라와 희생플라이 1점을 허용해 0-4로 끌려갔다.

고우석이 2회 마운드를 넘겨받고 삼자범퇴로 잘 막은 다음, 2회말 김현수의 2루타와 박건우의 안타로 1점을 따라갔다. 

변수는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다. 5회가 지나고 비가 많이 오면 강우 콜드게임으로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승패가 결정될 수 있었다. 빨리 점수를 뒤집어야 했다.

4회 1사 2루에서 올라온 박세웅이 추가타를 맞지 않고, 흐름을 공격으로 연결했다. 4회말 주장 김현수가 해줬다. 라울 발데스의 변화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2-4로 추격했다.

5회초 1점을 더 내줬지만, 곧바로 5회말 기회를 잡았다. 양의지, 김혜성, 박해민이 3연속 안타를 치고 1점을 따 선발 발데스를 끌어내렸다. 허경민이 노아웃 1·3루에 새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에게 희생타를 때려 4-5까지 쫓아갔다.

박해민이 2루에서 3루를 훔쳐 분위기가 살아났다. 새 투수 다리오 알바레스의 공이 뒤로 빠지면서 3루 박해민이 편하게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5-5. 드디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부진했던 강백호까지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6-5 역전을 일궈냈다.

6회초 올라온 조상우가 2사 만루 위기와 맞닥뜨렸다. 상대는 강타자 후안 프란시스코. 여기서 조상우가 극적인 삼진으로 점수를 지키고 '주먹 세리머니'로 기뻐했다.

7회를 지킨 조상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돌부처' 오승환. 8회 안타를 맞고 첫 타자를 1루로 내보냈다. 1루수 강습 때 1루 백업이 늦었다. 볼넷 하나를 추가해 만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와일드 피치가 나왔다. 포수 양의지가 원바운드 공을 블로킹하지 못해 어이없이 동점을 허용했다.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호한 미에세스에겐 뼈아픈 투런홈런을 맞았다. 순식간에 6-10이 됐다.

9회말, 김혜성의 안타와 박해민의 2루타가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그대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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