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덕중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마지막 경쟁을 펼칠 아시아 12개 팀이 확정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아시아 축구의 전통 강호가 예상대로 최종 예선 무대를 밟는다.
 
이밖에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시리아, 중국, 태국이 최종 예선 티켓을 확보했다. 29일 밤 아시아 곳곳에서 열린 2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하나둘 최종 예선 진출 팀이 결정됐다. 그런 가운데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작은 소용돌이가 있었다. 최종 예선 진출 가능성이 높았던 북한이 필리핀에 2-3으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북한은 필리핀 원정 전까지 2차 예선 H조에서 1위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2점이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후반 39분까지 북한이 2-1로 필피핀을 앞서고 있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북한은 조 2위 자격으로 최종 예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런데 혼혈 선수를 앞세운 필리핀은 과거의 허약했던 그 필리핀이 아니었다. 필리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2-1로 꺾으며 작은 돌풍을 일으켰다.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에서 1-5로 크게 패하기는 했지만 이 경기를 제외하면 과거처럼 대책 없이 무너졌던 적은 없다.
 
이미 최종 예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북한전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승리가 필요했던 북한을 상대로 한번 역전됐던 경기를 다시 뒤집는 저력을 드러냈다. 북한전 후반 39분 마뉴엘 오트가 동점 골을 터뜨려 2-2 균형을 맞췄다. 6분 뒤 이안 램지의 역전 골까지 터졌다.

필리핀은 2차 예선 내내 혼혈 선수의 활약이 컸다. 북한전 선제 골을 넣은 미사 바하도란은 이란계 혼혈 선수다. 이밖에 잉글랜드, 덴마크, 스페인 핏줄이 섞인 선수들이 포지션마다 중심을 잡아 주고 있다.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늘었다. 최전방 공격수 하비에르 파티노는 중국 허난 지예 소속이다. 북한전 결승 골을 터뜨린 램지는 이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스위스, 잉글랜드 하부 리그 소속 선수들도 있다. 이들을 앞세워 필리핀 축구의 경쟁력이 강화됐다. 북한은 후반 막판 떨어진 체력을 만회하지 못하고 피눈물을 쏟았다.
 
최종 예선 진출과 상관없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 필리핀 덕에 중국이 덕을 봤다. 중국은 2차 예선 C조 최종전 카타르와 홈경기서 2-0으로 승리하며 최종 예선 티켓을 극적으로 따냈다. 




[영상] 필리핀 북한전 ⓒ 스포티비뉴스, 편집 김유철
[사진] 필리핀 축구 대표팀 ⓒ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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