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디어 몰리나가 오승환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도움을 줬다.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세인트루이스 주전 포수 야디어 몰리나는 홈 플레이트 뒤에서 쉬지 않고 머리를 굴리며 상대 타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볼 배합을 펼친다. 통산 도루 저지율은 45%로 현역 포수 가운데 유일하게 40%를 넘는다. 수준급 타격 능력(통산 100홈런 타율 0.283)은 덤이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주전 포수 몰리나에 대해 "전력의 반이고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선수"라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꿈을 이룬 오승환 역시 지난 1월 시즌 전망을 묻는 말에 "우리 팀 포수가 몰리나 아닌가"라며 기대했다. 

몰리나는 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6년 메이저리그 개막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경기에서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은 1-4로 졌지만 제 공을 던지지 못한 선발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를 퀄리티 스타트로 이끌고, 데뷔전을 치른 오승환을 무실점으로 이끈 몰리나의 능력은 빛났다.

0-3으로 뒤진 7회 볼넷 두 개로 1사 1, 2루 위기를 맞은 오승환은 피츠버그 3번 타자 데이비드 프리즈를 상대로 초구에 시속 91마일 패스트볼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판독에 따르면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빠졌지만 몰리나가 미트를 슬쩍 잡아당기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났다. 야구인들이 말하는 '미트질'이 먹혔다.  

몰리나는 한번 더 심판을 속였다. 풀카운트에서 오승환이 던진 바깥쪽 시속 83마일 패스트볼을 슬쩍 잡아당겼고 삼진 콜을 받았다. 판독 결과 역시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빠진 볼이었다. 멀찌감치 떨어진 볼을 바라보는 데 그친 프리즈는 주심을 슬쩍 노려보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비단 프레이밍 뿐만이 아니었다. 몰리나는 패스트볼을 좋아하는 프리즈의 성향을 꿰뚫은 볼배합을 했다. 멀찌감치 떨어진 공으로 방망이를 끌어낸 뒤 결정구는 슬라이더를 던져 얼어 붙게 만들었다.

이어 진 위기에서도 몰리나는 4번 타자 스탈링 마르테를 상대로 몸쪽과 바깥쪽을 찌르는 볼 배합으로 스트라이크 두 개를 여유 있게 잡은 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활용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