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돔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일본 프로 야구가 개막 이후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을 보냈다. 1일까지 팀당 적게는 26경기, 많게는 31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시즌 초반 주목할 만한 화젯거리를 꼽아 봤다.

◆ 명문팀의 순항

퍼시픽리그 순위 판도는 시즌 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프트뱅크 호크스(15승 3무 8패)가 개막 첫 주 위기를 극복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경기당 5.03득점 3.73실점으로 공수 균형이 좋다. 지난해 퍼시픽리그 최고 타자였던 야나기타 유키는 타율 0.237로 저조하지만 볼넷 29개와 2루타 7개 등 출루율과 장타율로 만회했다. 지난해 타율 0.224에 그쳤던 하세가와 유야는 3할로 부활했다. 릭 밴덴헐크와 와다 쓰요시, 다케다 쇼타가 10승을 합작한 가운데 개막전 선발투수였던 셋쓰 다다시만 무승 평균자책점 9.42로 부진하다.

요미우리 자이언츠(15승 3무 11패)는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이어진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3연전을 싹쓸이당하며 센트럴리그 선두를 히로시마 도요 카프(17승 12패)에 내줬다. 그래도 개막 직전 터진 현역 선수의 야구 도박 참여라는 악재 가운데 악재와, 시범경기 기간 나타난 낮은 득점력 등 경기 내외의 문제를 해결하고 순항하고 있다.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가 6경기 48이닝 3자책점(4실점), 평균자책점 0.56으로 압도적인 투수가 됐다. 캡틴 사카모토 하야토는 타율(0.337)과 홈런(6개), 타점(20개)에서 모두 팀 내 1위다.

◆ 반란, 거세지거나 가라앉거나 

히로시마가 의외의 공격력을 뽐내며 최근 6경기 5승 1패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54점이었던 경기당 득점이 올해는 5.69으로 상승했다. 일본 프로 야구에서 타율 0.270을 넘어본 적 없는 브레드 엘드레드가 올해는 타율 0.364로 리그 1위다. 홈런도 10개로 선두. 기쿠치 료스케-마루 요시히로의 부활도 호재다. 마에다 겐타(다저스)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구로다 히로키(4승 1패)-크리스 존슨(3승 2패)과 함께 노무라 유스케(3승 1패)가 시즌 초반 활약하고 있다.

퍼시픽리그 돌풍의 팀은 잠잠해졌다. 라쿠텐 골든이글스(11승 2무 15패)는 최근 6경기에서 1승 5패에 그쳐 있다. 한때 1위였던 순위도 5위로 떨어졌다. 개인 기록에서 눈에 띄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오카지마 다케로가 리그 타격 2위(0.329),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탈삼진 1위(44이닝 55개)에 있을 뿐이다. 현재의 성적보다 신인 야수 모기 에이고로와 오코에 루이, 데뷔 2년째인 안라쿠 도모히로 등의 성장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 센트럴리그 중위권 혼전

센트럴리그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3위 주니치 드래건스(14승 2무 13패)는 선전하고 있다.   쿠바 출신 새 외국인 선수 다얀 비시에도가 순조롭게 리그에 적응한 덕분이다. 비시에도는 타율 5위(0.350), 홈런 2위(9개), 타점 3위(24개)에 올라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를 거치며 볼넷보다 삼진이 많았으나 일본에서는 반대가 됐다. 그는 "공격적으로 하는 스타일은 버리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쳤다. 미국과 일본의 야구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그 우승팀 야쿠르트 스왈로즈(14승 1무 15패)는 5위지만 요미우리와 3연전을 쓸어 담고 5할 승률에 접근했다. 지난해 트리플 스리(3할 타율-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야마다 데쓰토가 이 3연전에서 11타수 6안타(2홈런)로 폭발했다. 일본 리그 시즌 개인 최다 홈런(60개) 기록 보유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은 타율 0.325, 7홈런으로 '절치부심' 효과를 보고 있다. 단 양 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5점대(5.03)인 팀 평균자책점이 골칫거리다. 한신 타이거스(15승 2무 14패)는 다카야마 슌, 요코타 신타로, 에고시 다이가 등 데뷔 1~2년째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한 가운데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 감독 교체 바람

센트럴리그에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3개 팀이 감독을 교체했다. 한신 타이거스가 와다 유타카 감독에 이어 가네모토 도모아키 감독을 선임했다. 요미우리는 다카하시 요시노부 감독,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는 알렉스 라미레즈 감독과 새 출발했다. 주니치는 선수 겸 감독이었던 다니시게 모토노부에게 전임 감독을 맡겼다.

이 가운데 개막을 앞두고 오프 시즌부터 뉴스를 가장 자주 장식한 인물은 가네모토 감독일 것이다. '선수단 체질 개선'을 모토로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강조하며 주목 받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정신적인 면을 등한시해서는 곤란하다"며 카리스마형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는 한편 "은퇴 후 시간이 지난 뒤 현장으로 돌아왔다. 감독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독재정치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등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라미레즈 감독 역시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받고 사령탑에 올랐으나 DeNA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동력을 강조한 라미레즈 감독의 취임 인터뷰 내용과 달리 팀 도루가 6개로 5위다. 취임 인터뷰에서는 "젊고 빠른 선수가 많다. 구성을 보면 시즌 80도루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지만 지금 추세는 30개를 밑돈다. 요미우리 선장이 된 다카하시 감독은 시즌 전 악재를 잘 추스르고 기대 이상의 출발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5전 6기 오타니-가네코

오타니 쇼헤이(닛폰햄)가 6번째 경기에서 어렵게 첫 승을 올렸다. 그동안 좋은 투구 내용에도 승리가 따라오지 않았는데, 1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경기에서 9이닝 4실점 완투승을 챙겼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실망스러웠다"고 냉정하게 총평했다. 5-0 앞선 2회말 수비에서 4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2014년 사와무라상 수상자 가네코 치히로(오릭스)는 6번째 등판인 지난달 30일 라쿠텐과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와쿠이 히데아키(지바 롯데)가 6경기 6승을 거둔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 역시 인기의 센트럴리그, 실력의 퍼시픽리그

1일까지 173경기가 열렸고 관중수 486만 54명, 경기당 2만 8,092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해 정규 시즌을 마쳤을 때 평균 관중은 2만 8,248명이었다. '인기의 센트럴리그, 실력의 퍼시픽리그'라는 말처럼 흥행에서 센트럴리그가 퍼시픽리그를 압도한다. 센트럴리그 경기당 평균 관중은 3만 1,092명인데 비해 퍼시픽리그는 2만 4,915명이었다. 센트럴리그는 평균 관중이 4만 명 이상인 팀이 두 개나 된다. 요미우리가 4만 3,941명이고 한신이 4만 1,201명이다. 퍼시픽리그 최고 인기팀 소프트뱅크의 홈 경기는 평균 3만 652명이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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