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아솔은 구아바라 기요시와 경기에서 18초 만에 충격패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동, 김건일 기자] 최홍만과 이둘희를 부르짖던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29)이 18초 만에 무너졌다.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28, 이상 압구정짐)은 국제 대결을 펼친 한국인 파이터 가운데 유일한 승리로 자존심을 지켰다. 최영(37)은 3,122일 만에 국내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금의환향했다.

권아솔, 기요시 구아바라에게 1R 18초 KO패

권아솔은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31 코메인이벤트 구아바라 기요시(34. 일본)와 무제한급 경기에서 1라운드 TKO로 졌다. 경기 시작 18초 만이었다. 부상으로 빠진 이둘희 대체 선수로 들어온 구아바라는 체급 차가 쉽게 넘기 힘든 벽이라는 것을 보여 줬다.

권아솔은 국내 종합격투기계에서 손꼽히는 타격가다. 데뷔 때부터 '타격 스페셜리스트'라는 닉네임으로 인기를 모았다. 정확도가 일품이다. 펀치와 전략적인 운용을 앞세워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다. 최근에는 장외에서 여러 파이터들을 도발하면서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구아바라의 공세에 당황했다. 주먹을 같이 휘둘렀는데 펀치 무게 차에 권아솔이 뒤로 밀렸다. 결국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머리 옆쪽에 허용하고 휘청거렸다. 무릎을 꿇었고 후두부에 파운딩을 얻어맞았다. 권아솔이 웅크린 채 반격하지 못하자 심판은 경기를 끝냈다.

권아솔은 2014년 무스타바 압둘라희와 경기부터 이어 오던 4연승이 끊겼다. 통산 9번째(20승) 패를 안았다. 구아바라는 통산 전적을 6승 3패로 쌓았다.

권아솔은 경기 후 "후두부를 맞아서 정신이 없다.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으니 차라리 잘됐다. 최홍만에게 계속 도전하겠다. 최홍만은 다리 하나 뗄 때 3초 걸린다. 뛰어도 2초다. 난 1초에 세 발은 움직인다. 그는 날 한 대도 때릴 수 없다"고 했다.

이윤준, 조지 루프 부상으로 승리

이윤준은 국내 밴텀급을 이끄는 선두 주자다. 경기를 치를수록 타격이 발전하고 있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상대를 뒤흔든다. 회피 능력도 뛰어나 좀처럼 공격을 허용하지 않는다.

키 185cm인 조지 루프는 긴 팔다리가 무기다. 원거리에서 공격을 뻗어 상대를 견제한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에게 하이킥을 꽂아 실신 KO승을 거둔 적이 있다.

경기는 허무하게 끝났다. 루프가 원거리에서 앞차기를 시도할 때 방어하려던 이윤준의 팔꿈치에 정강이가 찍혔다. 루프는 다리를 절면서 엄청난 통증을 호소했다. 이윤준이 넘어진 루프를 향해 달려들었을 때 허브 딘 심판이 급하게 경기를 끝냈다. 1라운드 시작 1분 15초 만이었다.

주저앉은 루프의 가늘고 긴 다리에서는 많은 피가 흘러내렸다. 정강이가 부러졌다. 이윤준은 기자회견에서 "내 팔꿈치에 루프의 정강이가 찍혔을 때 뭔가 깨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윤준은 9연승으로 자신이 보유한 로드FC 최다 연승 기록을 경신하면서 통산 11번째 승리(2패)를 챙겼다. 루프는 로드FC 데뷔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3연패로 통산 전적은 15승 13패 1무효가 됐다.

정문홍 대표는 "루프가 회복하고 돌아온다면 두 선수의 재대결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최영, 3,122일 만에 국내 복귀전 승리

두 선수는 스타일이 비슷하다. 윤동식(44, 니피엘 C&H)은 '암바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9승 가운데 4승을 암바로 만들었다. 최영 역시 그라운드가 장점이다. 스피릿MC 시절부터 빼어난 그라운드 실력으로 상대를 끌고 다녔다. 다만 타격이 투박하다는 평가를 들어 왔다.

그런데 '적당주의 그래플러'라고 불렸던 최영이 바뀌었다. 최영은 최근 인터뷰에서 "'반쪽 그래플러' 이미지는 잊어 달라"고 부탁했다. 훈련 강도를 높여 타격 능력을 보완했다고 자신했다.

타격을 갖춘 최영은 단단했다. 클린치 싸움을 할 생각이 없었다. 경기 시작부터 왼손 잽과 로킥으로 윤동식을 압박했다. 1라운드 막판에는 케이지에 몰린 윤동식의 귀에 강한 왼손 훅을 꽂았다. 일단 클린치에서 상대를 넘어뜨려야 위력적인 윤동식은 선 채로 마땅한 공격 방법을 찾지 못했다.

주도권을 잡은 최영은 2라운드에서도 타격으로 윤동식을 몰아붙였다. 윤동식의 왼손 훅을 슬쩍 피한 뒤 힘이 실린 오른손 펀치를 윤동식의 안면에 꽂아 넣었다. 윤동식이 케이지 바닥에 쓰러졌고 파운딩 연타에 움직이지 못했다. 2라운드 2분 38초에 경기가 끝났다.

최영은 약 8년 6개월 만에 국내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연승으로 통산 전적 21승 11패 3무가 됐다. 윤동식은 2연승이 끊겼다. 통산 전적은 9승 9패.

최영은 경기 후 케이지 인터뷰에서 "돌아왔습니다"라고 포효했다. 이어 관중석에 자리 잡고 있던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차정환을 향해 "차정환, 나 오늘 이겼어. 다음에 또 이기고 당신 벨트를 가져가겠다. 각오하라"고 했다.

정두제, 1라운드 1분 1초 길로틴 초크로 패배

정두제(36, 로닌 크루)는 브루노 미란다(25, 브라질)와 경기에서 1라운드 1분 1초 만에 길로틴 초크로 졌다.

시작하자마자 연이어 로킥을 허용했다. 펀치로 반격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뒷걸음 스텝으로 빠지는 미란다를 좀처럼 맞추지 못했다.

계속해서 끌려다닌 정두제는 안면에 강한 펀치를 맞고 흔들렸다. 케이지 구석에 몰렸고 목을 잡혔다. 길로틴 초크를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정두제는 5연패에 빠졌다. 통산 전적은 32승 17패 1무가 됐다. 미란다는 로드FC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통산 전적을 8승 1패로 높였다.

미란다는 경기 후 케이지 인터뷰에서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면서 권아솔과 대결을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 "내 목표는 챔피언벨트다. 누구와도 싸울 수 있다"고 대답했다.

홍윤하, 1라운드 47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 실신패

홍윤하(26, 본주짓수)는 어린 시절부터 배운 합기도와 2012년 시작한 주짓수가 무기다. 프로 종합격투기 전적은 없지만 로드FC 아마추어 대회인 센트럴 리그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다. 데뷔전을 앞두고 긴 머리를 싹둑 자르며 "악바리 근성을 보여 주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베테랑의 벽은 높았다. 홍윤하는 로드FC 데뷔전에서 일본 스트로급 강자 후지노 에미(36, 일본)를 만나 1라운드 47초 만에 패배했다. 정두제와 마찬가지로 1라운드를 넘기지 못했다. 후지노는 2연승으로 통산 18번째(9패) 승리를 챙겼다.

경기 경험이 적은 홍윤하는 조금 급해 보였다. 가드를 열고 달려들다가 후지노가 휘두른 펀치에 턱을 맞고 휘청였다. 백 포지션을 내준 홍윤하는 목을 졸렸다.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실패했다. 탭을 치지 않다가 끝내 정신을 잃었다.

알라텡헬리, 로드FC 전승 행진…타이틀 전선 '바짝'

중국 밴텀급 신성 알라텡헬리(25)는 최무송(20, 천무관)을 2라운드 종료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물리쳤다.

알라텡헬리는 지난 1월 권민석을 상대로 치른 로드FC 데뷔전 포함 3연승을 이어 갔다. 통산 전적은 7승 5패를 만들었다. 최무송은 지난 12월 자오지강과 경기 패배 이후 2연패했다. 통산 전적은 3승 3패가 됐다.

경기는 일진일퇴 공방전이 반복해서 펼쳐졌다. 알라텡헬리가 번개 같은 원투를 뻗자 최무송은 보디 킥과 왼손 훅 콤보로 반격했다. 두 선수는 테이크다운을 한 차례씩 나눠 가졌으며 초크 공격도 번갈아 시도했다.

알라텡헬리는 2라운드에서 수준 높은 레슬링 실력을 자랑했다. 클린치에서 다리를 잘 썼다. 안다리로 최무송을 걸어 넘어뜨린 뒤 파운딩 공격을 퍼부으면서 점수를 쌓았다. 중국 팬들의 "짜요(힘내라), 짜요" 응원을 듣고 힘을 냈다.

파죽지세로 로드FC 전승을 이룬 알라텡헬리는 밴텀급 타이틀 전선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을 향해 "벨트 가지러 간다"며 도전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로드FC 31 결과

[페더급] 이윤준 VS 조지 루프
이윤준 1분 15초 조지 루프 정강이 부상으로 TKO승

[무제한급] 권아솔 VS 구아바라 기요시
기요시 1라운드 18초 펀치 KO승

[미들급] 윤동식 VS 최영
최영 2라운드 2분 28초 펀치 KO승

[계약체중] 정두제 VS 브루노 미란다
브루노 미란다 1라운드 1분 1초 길로틴 초크 서브미션승

[스트로급] 후지노 에미 VS 홍윤하
후지노 에미 1라운드 47초 리어 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최무송 VS 알라텡헬리
알라텡헬리 2라운드 종료 전원 일치 판정승

-영건즈 28

[라이트급] 김경표 VS 란하오
김경표 1라운드 2분 리어 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승

[계약 체중] 김원기 VS 민경철
민경철 2라운드 1분 40초 파운딩 TKO승

[라이트급] 기원빈 VS 임병하
기원빈 1라운드 3분 7초 파운딩 TKO승

[페더급] 정영삼 VS 양재웅
정영삼 2라운드 종료 판정승(2-1)

[라이트급] 정제일 VS 조영준
정제일 2라운드 종료 전원 일치 판정승

[플라이급] 박노명 VS 왕더위
왕더위 1라운드 4분 2초 리어 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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