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마르가 21일 독일과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눈물을 흘렸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 우승 5회, 코파 아메리카 우승 8회에 빛나는 축구 강국이지만 올림픽과 연이 없었다. 1900년 파리 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26차례 출전해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에 그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자 축구 사상 첫 금메달을 겨냥한 브라질은 와일드카드로 A 대표팀 핵심 공격수인 네이마르를 뽑았다. 코파 아메리카 결장을 감수한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대회 초반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5일(이하 한국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8일 이라크를 상대한 남자 축구 조별 리그 A조 첫 두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는 동안 무득점했다. 집중 수비에 고전했다. 결정적인 장면조차 만들지 못했다. 브라질은 두 경기 모두 0-0으로 비겼다.

브라질이 공격 부진으로 승점 2점에 그쳐 조별 리그 탈락 위기에 몰리자 네이마르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경기장에선 야유가 터졌다. 경기장 밖에선 "네이마르를 브라질 여자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인 마르타와 바꿔야 한다"는 조롱까지 당했다.

미카엘 브라질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네이마르가 득점이 없어도 믿었다. "네이마르는 우리 팀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큰 힘이다. 득점도 곧 나온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절치부심한 네이마르는 14일 콜롬비아와 8강전부터 빛났다. 올림픽 첫 번째 골을 터뜨려 2-0 승리를 이끌었다. 18일 온두라스를 상대한 4강전에선 멀티 골을 몰아쳐 6-0 승리에 앞장섰다. 가벼운 몸놀림에다가 팀 전술에 완전히 녹아든 경기력을 보였다.

21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독일과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선제 골을 뽑았다.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5-4로 경기를 끝냈다.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날카로운 킥 감각이 살아나 독일 수비를 여러 차례 위협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역적에서 영웅으로 바뀌는 드라마 같은 결말을 완성했다. 네이마르는 승부차기를 성공한 순간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오랫동안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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