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6월 1일(이하 한국 시간) 시애틀 홈구장 세이프코 필드를 방문한 샌디에이고는 4-16으로 끌려가자 8회 수건을 던졌다.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4)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뜻밖에 수확을 했다. 베탄코트는 최고 시속 96마일(약 154.5km)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잡았다. 2사 1, 2루에서 세스 스미스를 맞아 볼카운트 2-1에서 시속 53마일(약 85.3km) 이퓨스로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이퓨스는 일명 '아리랑 볼'로 불리는 구종. 큰 포물선을 그려 홈 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진다.

베탄코트는 6월 14일 마이애미와 홈 경기에서 4-13으로 크게 뒤진 9회 또 투수로 등판했다. 첫 타자 크리스 존슨에게 초구에 시속 49마일(약 78.8km) 이퓨스를 던졌다. 1사 후 투수 브라이언 엘링턴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1, 2루에서 데릭 디트리치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베탄코트는 두 경기에서 1⅔이닝을 책임졌다. 실점은 없다. 4사구가 4개인 반면 삼진이 1개일 정도로 제구가 아슬아슬했으나, 줄곧 시속 90마일이 넘는 묵직한 패스트볼에다가 까다로운 너클볼 그립을 잡고 낙차 큰 아리랑 볼까지 활용해 투수로서 가능성을 남겼다.

샌디에이고는 베탄코트가 마운드에 설 가능성을 가졌다고 판단한다. 포지션을 바꿔 다음 시즌 투수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포수 유망주 호르헤 루이스를 투수로 바꾼 바 있다.

샌디에이고 지역 신문 샌디에이고 트리뷴에 따르면 베탄코트는 최근 두 차례 불펜 투구를 했으며 체인지업에 너클볼을 배우고 있다.

MLB.com은 샌디에이고가 베탄코트를 투수뿐만 아니라 포수, 외야수를 아우르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렸다. 베탄코트는 올 시즌 포수로 38경기, 좌익수로 6경기, 우익수로 4경기, 지명타자로 2경기에 출전했다.

베탄코트는 파나마 출신으로 2008년 국제 계약으로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었다. 어깨 항목에서 80점 만점(20-80)을 받아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순위에서 줄곧 100위 안에 들었다. 애틀랜타 역시 베탄코트의 어깨에 주목해 투수로 바꾸려고 생각했다.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됐다.

지난해 트리플 A에선 타율 0.327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 소질을 보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선 달랐다. 그해 타율 2할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타율 0.228 출루율 0.265 장타율 0.368로 부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