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에게는 바쁘고도 복잡한 기분이 드는 하루가 됐다. 왼쪽, 오른쪽, 원톱까지 이리저리 움직이며 부지런히 뛰어 바빴고, '친정 팀' 바이엘 04 레버쿠젠과 반가운 만남 뒤 일부 팬들의 야유를 받아 심란했다.

토트넘은 19일(한국 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E조 3차전에서 레버쿠젠과 0-0으로 비겼다.

레버쿠젠에서 2년여를 보내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이날 경기 선발 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위치는 왼쪽 윙. 최근 해리 케인의 부상과 빅센트 얀센의 부진이 겹치면서 원톱으로 경기에 나섰던 손흥민은 모처럼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에 섰다. 

초반 움직임은 좋았다. 전반 9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긴 했지만 좋은 문전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2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도 눈에 띄었다. 델레 알리 등 동료들은 손흥민에게 연신 패스를 연결하며 함께 득점 기회를 노렸다.

레버쿠젠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토트넘이 전반은 근소하게 우세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중원 싸움에서 판정승까지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후반은 레버쿠젠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활약을 펼치던 손흥민은 얀센이 교체 아웃 되면서 최전방으로 나가 공격의 물꼬를 터 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경기장 분위기도 낯설었다. 손흥민은 경기 전 레버쿠젠 선수들과 살을 맞대며 진한 포옹을 하고서 부푼 가슴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를 맞는 일부 팬들은 선수들과 온도 차가 있었다. 손흥민이 볼을 만질 때 간간이 야유가 있었고, 코너킥을 준비할 때는 이물질이 날아들기도 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은 경기에, 응원해 주던 팬들은 애증 섞인 눈빛까지. 손흥민에게는 힘겨운 첫 친정 방문일 수밖에 없었다.

[영상] 레버쿠젠전 손흥민 활약 영상, 손흥민 친정 방문기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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