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 브라이언트(왼쪽)와 벤 조브리스트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시카고 컵스가 71년 동안 이어진 '염소의 저주'를 풀 기회를 맞았다.

컵스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 LA 다저스와 시리즈 5차전에서 8-4로 이겨 시리즈 스코어 3-2 우위를 잡았다. 1경기만 더 이기면 컵스는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스포츠 역사에서 손에 꼽히는 저주 가운데 하나로 '염소의 저주'가 있다. 1945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월드시리즈 4차전. 자신과 염소 머피의 표까지 두 장을 사서 야구장에 입장한 빌리 시아니스가 경기 때 머피에게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구장에서 쫓겨나자 빌리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질 것이며 다른 월드시리즈에서도 우승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디트로이트에 시리즈 스코어 3-4로 진 컵스는 지난 시즌까지 7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4번이나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으나 단 한번도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를 열지 못했다. 1908년 디트로이트를 시리즈 스코어 4-1로 잡으며 정상에 오른 것이 컵스의 최근 우승이다.

지난 시즌 컵스는 제이크 아리에타를 앞세워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다. 와일드카드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시리즈 스코어 4-0으로 이겼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3승1패로 꺾었다. 그러나 뉴욕 메츠에 막혔다. 메츠의 시리즈 4-0 싹쓸이를 이끈 선수는 현재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뛰고 있는 다니엘 머피로 성이 염소의 이름과 같다. 머피는 당시 4경기에서 타율 0.529 4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저주를 내린 '염소의 혼'에 빙의한 듯 활약하며 컵스를 막았다.
▲ 2003년 컵스는 염소 저주를 풀기 위해 염소 머피의 후손을 야구장에 데려오는 등 각종 행사를 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12년째 저주를 없애지 못했다.

오는 23일 다저스와 컵스는 리글리필드로 자리를 옮겨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단 1승만 남은 가운데 컵스는 6차전에서 다저스 기둥 투수 클레이튼 커쇼를 만난다. 컵스는 지난 17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 커쇼가 마운드에 있는 7이닝 동안 2안타 1볼넷만을 얻어 0-1로 완패했다. 

컵스가 다시 한번 커쇼에 막혀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간다면 시리즈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없다. 컵스는 6차전에서 '난공불락' 커쇼 공략에 성공해 하루라도 더 쉬고 월드시리즈에 올라야 71년 묵은 저주를 깨고 108년 만에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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