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C 안드레 에밋(왼쪽)과 오리온 애런 헤인즈는 올해도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 KBL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16~2017 KCC 프로 농구가 막을 올린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맞붙었던 고양 오리온과 전주 KCC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빅3'를 품에 안은 울산 모비스-인천 전자랜드가 첫 경기를 치른다.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 콤비로 더 높아진 KGC와 김선형과 최준용의 조화로 더욱 빨라질 SK의 경기까지 볼만한 매치업으로 개막일 하루가 꽉 찼다.

▲ 파이널 리턴 매치

지난 시즌 파이널 챔피언과 준우승팀이 다시 만난다. 오리온은 그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던 '추일승표 포워드 농구'로 정상에 올랐다. 공수에서 오리온의 준비가 철저했다. 1차전 전주 원정에서 76-82로 4쿼터 역전패하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지막 6차전에서는 120-86이라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보기 드문 대량 득점을 올렸다. 공격 농구의 성공 사례였다. 2015~2016 정규 시즌에서는 두 팀이 3승 3패로 맞섰는데, 마지막 2경기를 KCC가 모두 잡고 순위 싸움에서 앞설 수 있었다.

오리온은 '돌격대장' 조 잭슨이 빠졌고 오데리안 바셋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다만 개막전에서 결론을 내기는 성급하다. 잭슨 역시 시즌 초반에는 팀에서 겉도는 선수였다. 경기를 거듭하고, 제스퍼 존슨이라는 '멘토'를 만나 성장했다. 백업 포인트가드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이현민까지 팀을 떠난 상황에서 '노력파' 가드 정재홍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애런 헤인즈 등 팀의 핵심인 포워드들은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가드들의 역량이 중요해졌다.

KCC는 안드레 에밋과 리오 라이온스, 두 외국인 선수의 조화가 경기력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득점력이 뛰어나지만, 우리 태양계에 같은 하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는 없듯 누군가는 양보해야 한다. 한편 KCC는 트레이드로 지난 시즌까지 오리온에서 뛰던 이현민을 영입했다. 포인트가드는 이현민이다. 오리온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있을 이현민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 '같은 곳을 보던 우리가…' 고려대 거물 신인 강상재(왼쪽, 전자랜드)와 이종현(모비스)은 이제 적으로 만난다 ⓒ KBL

▲ 신인 빅3, 그중에 둘

모비스와 전자랜드는 18일 2017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순위, 3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올 시즌 신인 빅3로 꼽히던 선수 가운데 2명, 고려대 출신 거물 신인이 이 두 팀에 들어갔다. 이종현이 모비스, 강상재가 전자랜드에 뽑혀 KBL에 도전한다. 단 22일 개막전에는 강상재만이 코트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은 발에 부상이 있어 개막전 출전이 어렵다.

이종현이 없다고 모비스가 약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양동근과 함지훈 등 지난 시즌 2위로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끈 선수들이 팀을 지키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교체했다. 단신 네이트 밀러와 장신 찰스 로드가 새로 들어왔다. '철부지' 이미지가 있는 로드와 '호랑이 선생님' 유재학 감독의 '케미스트리'는 경기 내외에서 여러모로 주목의 대상이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와 상대 전적은 5승 1패로 압도적이다. 여전히 든든한 방패로 새롭게 날을 세운 전자랜드의 창을 상대한다.

전자랜드는 강상재를 위해 주태수의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유도훈 감독은 "준비 덜된 신인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지만 강상재 정도의 거물 신인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여기에 KGC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던 포인트가드 박찬희까지 가세했으니 공격력 향상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평균 76.6점으로 득점 최하위에 그쳤다. 리바운드는 33.9개로 뒤에서 세 번째. SK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대헌이 할 일은 정해져 있다.

▲ SK 김선형(왼쪽)과 KGC 오세근 ⓒ KBL

▲ 높이와 속도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틴 KGC의 골 밑을 누가 쉽게 넘볼 수 있을까. 신인 빅맨 김철욱은 무릎 부상으로 드래프트 참가가 1년 늦춰졌지만 기량은 인정받은 선수다. 부상 선수를 포함해 강병현과 이정현과 양희종, 한희원, 문성곤 등 2~3번 포지션에 선수가 넘친다는 건 좋게 보면 선수층이 두꺼운 것이고 반대로 생각하면 전력 불균형이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SK의 지난 시즌은 실패라는 단어 외에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김선형의 국가대표 차출과 대학 시절 스포츠 도박에 따른 징계 등은 구실일 뿐이다. FA 영입 등 선수단 구성에서 방향을 놓쳤다. 올해는 판을 다시 짠다. 외국인 선수 코트니 심스는 다시 돌아왔고, 단신 외국인 선수로 '기술자' 테리코 화이트를 영입했다. 신인 최준용은 팀의 성패를 가를 열쇠다. 김선형-최준용의 속공 조합은 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개막 이틀째인 23일 일요일에는 오후 2시 원주체육관에서 원주 동부와 부산 kt가, 오후 4시 잠실체육관에서 서울 삼성과 울산 모비스, 전주체육관에서 전주 KCC와 창원 LG가 대결한다. 모비스와 KCC는 개막 첫 주말부터 백투백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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