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UFC 미들급 파이터 크리스 와이드먼(32, 미국)은 미국 뉴욕주의 볼드윈이라는 동네에서 유명한 골목대장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싸웠다. 친형이 날 때렸다. 날 때리지 않는 날엔 친구들과 싸우게 했다. 싸우면서 자랐다."

파이터 인생의 시작은 그때였을지 모른다.

와이드먼은 레슬러 출신이다. 볼드윈 고등학교 때 뉴욕주 레슬링 챔피언이었고, 나소 커뮤니티 대학교(호프스트 대학교) 때 전국 대회 8강(NCAA 디비전 1 올 아메리칸)에 두 번 들어갔다.

대학교 졸업 후 찾아간 곳이 레이 롱고 MMA 아카데미였다. 거기서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다시 태어나 2009년 2월 프로에 데뷔했다.

레이 롱고 코치처럼 "와이드먼은 괴물 같은 녀석이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상대"라며 그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던 사람이 많지 않았을 때다.

2012년 6월, 와이드먼은 UFC에서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알레시오 사카라, 제시 봉펠트, 톰 라울러에 이어 세계 주짓수 챔피언 데미안 마이아까지 잡아 강자로 주목 받았다. 당시 전적은 8승 무패(UFC 4승).

이때는 몰랐다. 한 달 뒤 2012년 7월 팔꿈치 카운터 공격으로 마크 무뇨즈의 코를 부러뜨릴지, 1년 뒤인 2013년 7월 챔피언 앤더슨 실바를 주먹으로 쓰러뜨리고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오를지.

▲ 크리스 와이드먼(오른쪽)과 아내 마리비 와이드먼
사람 일은 알 수 없다. 앤더슨 실바, 료토 마치다, 비토 벨포트 등 브라질 사우스포 강자들을 꺾고 타이틀 3차 방어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와이드먼은 롱런하는 챔피언이 될 분위기였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루크 락홀드에게 4라운드 TKO로 지고 챔피언벨트를 내줬다. 지친 상태에서 뒤돌려차기를 한 게 화근이었다. 중심을 잃고 쓰러져 파운딩 펀치를 많이 맞았다.

정점을 찍고 내려온 와이드먼은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13일(한국 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UFC 205에서 요엘 로메로(39, 쿠바)와 경기한다. 여기서 이겨야 다시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다.

그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와이드먼은 11살 때, 9살이던 지금의 아내 마리비 와이드먼을 만났다. "내가 좀 놀았다. 예쁜 아이가 나타나서 내가 먼저 다가갔다"는 와이드먼은 "아내가 최고다. 언제나 내 옆을 지켰다. 이기든 지든 언제나 내 옆에 있었다"며 웃었다.

아내와 힘든 시기를 헤치고 나왔다. "생활비를 줄 수 없었다. 그래도 아내는 나와 함께했다. 지금은 아내도 그때의 내 꿈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안다. 종합격투기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안다."

11살의 와이드먼은 20년 후 마리비와 세 아이를 둔 부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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