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 1호 김동현부터 11호 곽관호까지 ⓒ김종래 제작
"세계 최고 단체 UFC에 김동현 터 잡고 '해병대 정신'으로 살아남으니 대대손손 훌륭한 인물도 많아." ♬

UFC가 처음 진출한 아시아 국가는 일본이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일본은 K-1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세계 격투기의 중심이었다. UFC는 1997년 12월 요코하마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7차례 일본에서 대회를 열었다.

일본인 파이터들은 브라질, 미국 파이터들이 득세한 UFC에서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 왔다. 사쿠라바 가즈시는 1997년 UFC 헤비급 4강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오카미 유신은 2006년 UFC에 진출해 2011년 8월 당시 챔피언 앤더슨 실바와 미들급 타이틀전까지 치렀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빼면, 오늘날까지 UFC 타이틀전에 나선 아시아 파이터 7명 가운데 6명이 일본인이다. 라이트헤비급 곤도 유키, 라이트급 우노 카오루, 플라이급 호리구치 교지 등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인 파이터들의 위상이 약해졌다. 지난해 4월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드미트리우스 존슨에게 쓴잔을 마신 호리구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랜 내림세다. 새 얼굴로 페더급 이시하라 '야사보' 데루토 정도가 있다.

페더급 랭커였던 가와지리 다츠야는 옥타곤 6경기 3승 3패를 기록하고 최근 UFC에 스스로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밴텀급 14위 미즈가키 다케야는 최근 4경기에서 1승 3패로 퇴출 위기다. 라이트급 고미 다카노리 역시 3연패로 입지가 위태위태하다.

대조적으로 한국 파이터들은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다.

'스턴건' 김동현(34, 부산 팀 매드)은 수년째 웰터급 톱 10을 지키고 있다. 페더급 14위 최두호(25,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 통증의학과)는 옥타곤 데뷔 3연승으로 미국에서 차세대 타이틀 콘텐더로 각광 받는다. 2013년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UFC 타이틀전을 치렀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29, 코리안 좀비 MMA)도 지난달 소집 해제돼 내년 3월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2008년 5월 15일(이하 한국 시간) 김동현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29일 '마에스트로' 김동현B(28, 부산 팀 매드)까지 UFC 경기장 '옥타곤'에 데뷔한 한국인 파이터는 모두 10명.

1일 TFC와 PXC 밴텀급 챔피언인 '더 핸섬' 곽관호(28, 코리안 탑팀/㈜성안세이브)가 11번째로 합류했다. 9승 무패 곽관호는 오는 20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SSE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99에서 12승 무패 브렛 존스와 밴텀급으로 경기한다.

▲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내년 3월 UFC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희재 기자

한국인 파이터들이 UFC에서 합작한 전적은 51전 29승 20패 2무효다. (T)KO승은 14회, 서브미션 승리는 4회다. 11승은 판정승이었다. (T)KO로 진 경기는 8차례, 서브미션으로 진 적은 1번이다.

최다승 파이터는 12승을 거둔 맏형 김동현이다. 김동현은 1승만 추가하면 오카미 유신이 기록한 아시아 파이터 옥타곤 최다승 기록인 13승과 타이를 이룬다.

정찬성 임현규(31) 최두호가 나란히 3승을 거뒀다. 최두호는 옥타곤 3경기를 모두 1라운드 (T)KO로 장식했다. '황소' 양동이(31)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28, 부산 팀 매드) '코리안 카우보이' 방태현(33, 코리안 탑팀/㈜성안 세이브)이 2승으로 뒤를 잇는다.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34)과 함서희(29, 부산 팀 매드)가 1승씩 올렸다.

51번의 경기 가운데 무효는 두 차례다. 김동현은 2009년 1월 카로 파리시안에게 1-2 판정패했는데, 한 달 뒤 파라시안이 마약 성분 진통제를 복용한 사실이 적발돼 무효 경기로 뒤집혔다. 2013년 3월 UFC에 데뷔한 강경호는 일본에서 알렉스 카세레스에게 3라운드 종료 판정 끝에 1-2로 졌다. 그런데 카세레스가 마리화나를 피운 사실이 밝혀져 경기 결과가 무효로 바뀌었다.

한국인들은 저돌적인 경기로 UFC 랭커들의 대전료에 육박하는 보너스 5만 달러(약 5,900만 원)를 여러 차례 받았다. 51전 가운데 17번 보너스를 받아 33%였다. UFC는 대회마다 인상적인 KO승 또는 서브미션승을 거둔 두 명의 승자들에게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를, 명승부를 합작한 승자와 패자에게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를 준다.

정찬성은 옥타곤에서 4경기만 치렀지만 보너스를 4번이나 받았다. 2012년 5월 더스틴 포이리에를 다스 초크로 기절시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와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동시에 챙겼다. 최두호는 최근 두 경기에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았다.

UFC에서 방출된 파이터는 양동이와 남의철 두 명이다. 한국인으로 8번째 UFC에 섰던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은 지난해 11월 서울 대회에서 마이크 데라 토레에게 판정패하고 UFC 로스터에서 빠졌다. 양동이는 2012년 브래드 타바레즈에게 지고 짐을 쌌다가 지난해 11월 서울 대회를 앞두고 다시 UFC와 계약했다.

한국인 UFC 파이터들은 장밋빛 내일을 그린다. 오는 20일 데뷔하는 곽관호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한국인 4명이 옥타곤에 등장한다.

곽관호가 경기하고 일주일 뒤인 27일 함서희가 호주에서 다니엘 테일러와 경기한다. 아직 UFC에서 승리가 없는 김동현B는 다음 달 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브랜든 오라일리와 붙는다. 다음 달 13일 최두호가 캐나다에서 페더급 랭킹 5위 컵 스완슨을 상대로 UFC 4연승과 타이틀 전선에 도전한다.

밴텀급 강경호는 다음 달 9일 제대한다.

필자 소개- 스포티비뉴스 격투기 담당 기자. 프로 야구 한화 이글스도 맡아 취재한다. 야구와 격투기 현장을 동시에 누비는 보기 드문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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