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행사 때 만난 명예의 전당 회원 프랭크 토마스(오른쪽)와 보 잭슨. 돌은 오번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토마스도 오번 대학에 들어갈 때 풋볼 장학금을 받았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미국 스포츠에는 2개의 프로 종목을 병행하는 선수들이 꽤 많았다. 최근 미식축구에서 야구로 전향한 팀 티보(29)의 경우 언론의 주목을 받았을 뿐 성공 사례는 아니다. 야구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나이와 야구를 떠난 공백이 너무 길다.

이미 단계가 높은 애리조나 폴리그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2일 현재 15경기에 출장해 홈런 없이 타율 0.157이다. 티보는 스타성을 갖춘 터라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선수에 불과하다. 뉴욕 메츠가 티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것은 팀의 전력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는 없다. 티보의 인기를 등에 업으려는 계약이었다.

야구는 미식축구(풋볼), 농구와 다르다. 하늘이 준 재능을 단순히 발휘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오랜 훈련, 수 많은 경기를 통해 얻은 경험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티보는 플로리다 대학 시절 최고의 미식축구 쿼터백이었다. 플로리다 대학을 두 차례 전국 챔피언에 올려놓았고 2007년 대학 최고의 영예인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했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러나 프로 NFL에 입문해서는 좌절의 시간이었다. 스카우트들은 티보를 전형적인 대학 스타일 쿼터백으로 평가했다. 프로 타입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2010년 덴버 브롱코스에 1라운드 전체 25번으로 지명됐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드래프트라고 평했다. NFL 덴버 브롱코스와 뉴욕 제츠에서 3시즌 뛰고 방출됐다.

티보는 모빌 쿼터백이다. 모빌 쿼터백은 민첩하면서 뛰고 던질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프로에서 모빌 쿼터백은 특급이 아닌 이상 실패가 많다. NFL 수비수들이 워낙 빨라서다. NFL에서 성공하는 쿼터백은 포켓형이다. 오펜시브 라인맨이 대형을 이뤄주고 그 안에서 수비 포메이션을 읽고 패스하는 쿼터백을 말한다. 티보는 발은 빠르지만 패싱 때 팔 동작이 너무 커서 상대에게 읽혀 패스의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다.

대학 시절 두 종목을 병행한 스타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야구를 포기했다. 노터데임 대학에서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했던 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프 사마자는 예외다. 대학 때 풋볼 와이드리시버, 야구는 투수였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만능 스포츠맨 존 얼웨이는 야구를 포기하고 쿼터백으로 덴버 브롱코스에 두 차례 슈퍼볼을 안겼다. 현재는 덴버의 수석 부사장이다. 얼웨이는 외야수였다. 스탠포드 역사상 가장 어깨가 강한 외야수다. 미식축구. 야구 모두 드래프트됐다. 야구는 1981년 뉴욕 양키스가 전체 52번째로 지명했고, NFL1983년 볼티모어 콜츠(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가 전체 1번으로 뽑아 덴버로 트레이드했다. 얼웨이는 콜츠 라인맨이 취약해 지명해도 뛰지 않겠다고 밝혀 트레이드됐다.

NBA 보스턴 셀틱스 단장 대니 에인지는 브리검 영 대학에서 농구와 야구를 병행했다. 에인지는 197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돼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이나 뛰었다. 그러나 1981NBA 보스턴 셀틱스 2라운드에 지명돼 15년을 활약하며 두 차례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미국 스포츠 사상 최고의 만능 플레이어는 풋볼과 야구를 동시에 한 보 잭슨(55)이다. 앨라배마 오번 대학 출신의 잭슨은 NFL 오클랜드 레이더스(1987-1990)에서 프로볼에 선정됐다. 메이저리그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등에서 9년 활약하며 올스타에 뽑혔다. 미국 스포츠에서 두 종목 올스타에 뽑힌 유일한 선수다. 1989년 올스타게임에 출전해 MVP도 됐다. 풋볼은 러닝백, 야구는 외야수.

플로리다 주립대학 출신 디온 샌더스(49)도 만능 스포츠맨이다. 풋볼 명예의 전당 멤버이다. 풋볼은 후방 수비수인 코너백으로 댈러스 카우보이스에서 두 차례 슈퍼볼을 우승시킨 주역이다. 야구 선수로는 12년 활동하면서 도루 186개를 남겼다. 100m 단거리 선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발이 빨랐다. 샌더스 역시 야구는 외야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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