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로 '멜로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제공|SM C&C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김하늘(38)은 ‘공항 가는 길’ 속 최수아 그 자체였다. 가녀린 외모에서 자연스러운 연기까지, 딱 최수아였다. 그리고 최수아는 김하늘을 통해 입체감 있고, 매혹적인 캐릭터로 살아났다.

14일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 자리에 마주앉은 김하늘은 “초반 캐릭터에 순수하게 접근하려 했다. 최수아를 받아들이려 노력했고, 이후 완전히 수아가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공감해준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 10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은 시작하기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극 내용에 대해 '불륜 미화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하늘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그 부분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불륜에 대한 부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대사나 상황들이 좋았다. 대사에 힘이 있더라.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그는 ‘공항 가는 길’의 관전 포인트는 미혼, 기혼 차이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인터넷 반응이나 주변에서 “공감 갔다”는 평을 받았다고 했다.

“‘공항 가는 길’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부분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점이 공감을 많이 얻었다. 방송을 보고 미혼자들은 결혼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게 됐고, 기혼자들은 부부 관계에 있어 나를 더 돌아보게 됐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최근 만난 친인척들도 공감 갔다고 말하더라.”

‘공항 가는 길’ 속 소설 같은 대사들도 공감을 더했다. 김하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문어체로 된 대사들이 정말 멋졌다”고 감탄했다. 현실적이면서 판타지 같은 대사와 상황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게 한 것이 ‘공항 가는 길’의 힘이라고 했다.

“대사를 내가 어떻게 잘 표현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대본 속 상황이 판타지적인 부분도 있었다. 극중 최수아가 승무원을 그만두는 장면에서 그 마음과 과정은 현실적이었지만, 누군가 빨래를 너는 모습을 보고 사직을 결심하는 것은 판타지였다. 이 과정에서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은 드라마의 힘이라고 본다.”

극중 최수아와 서도우는 수많은 우연으로 인연이 됐다. 특히 미풍이 불며 서도우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은 우연의 절정이었다. 김하늘 역시 “드라마 속 인연이 가장 공감 가는 부분이다. 인연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현실적이지 않은 극중 상황에 대해서도 김하늘은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 극적인 일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 김하늘은 경력 20년 차 배우다. 세월을 실감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외모에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이 컸다.  제공|SM C&C

김하늘은 올해로 20년 차 배우가 됐다. 20년 전에 비해 지금 달라진 것을 묻자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그동안 슬럼프를 겪었을 법도 한데, 특별히 그런 적은 없다고 했다. “스스로 생각을 깊게 안 한” 덕분이다. 사실 초반에는 연기하는 것에 힘이 부치기도 했지만, 2004년 개봉한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통해 연기가 즐거워졌다고 했다.

“나한테 오는 작품들에 최선을 다하니 슬럼프는 안 오더라. 특히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촬영하면서 연기가 나한테 잘 맞고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느꼈다. 당시 촬영을 하러 가면서 스스로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에 놀랐다.”

김하늘은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많은 듯했다. 그는 “잔인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의사 역할도 잘 어울리겠다고 말하자 “재밌겠다.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며 인생의 반려자와 함께 여유를 갖게 된 김하늘. 멜로의 여왕으로 멋지게 복귀한 김하늘은 여전히 하고 싶은게 많은 천생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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