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베스트 전력을 꾸릴 수 없어 고민이 깊어 보였다.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1-3(20-25, 19-25, 25-15, 19-25)으로 지면서 2연패에 빠졌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 양 감독은 "(양)효진이는 어깨랑 무릎이 아프다. (고)유민이랑 (정)미선이는 부상으로 빠져 있고, 다들 아픈 걸 참고 뛰고 있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격이 안 풀려 답답하다고 했다. 양 감독은 "점수를 내야 할 때 득점이 안 돼서 답답하다. 여러 가지 잔 실수가 많다. (황)연주가 잘한다고 해도 한 선수가 잘하는 거로는 안 된다. 우리 팀은 다 같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 기용에서 고심의 흔적이 보였다. 양 감독은 2세트 초반까지 무득점에 그친 황연주를 빼고 세터 염혜선을 투입했다. 세터로 뛰던 이다영은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꿨다. 이다영은 2세트 2점을 뽑았지만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에밀리 하통의 공격 점유율은 자연히 높아졌다.
이다영은 바뀐 자리에서 부지런히 뛰었다. 공격이 어려운 대신 블로킹과 서브로 힘을 보탰다. 3세트 12-9 서브 때 흥국생명 리시브를 흔들면서 15-9로 달아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22-15에서는 유서연의 퀵오픈을 차단한 뒤 포효했다.
4세트 초반 황연주와 교체된 이다영은 웜업존에 한동안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4세트 후반 황연주를 대신해 다시 코트를 밟은 이다영은 16-22에서 퀵오픈 득점을 기록하며 손맛을 봤다. 이다영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7득점 공격 성공률 25%를 기록했다. 변칙 기용으로 경기 결과를 바꾸진 못했지만, 한 세트 흐름을 바꾼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