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국내 V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들이 여자 배구 세계 최고 무대인 터키 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16~2017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에서는 니콜 마리 포셋(30, 미국, 사르예르)과 조이스 고메스 다 실바(32, 브라질, 부르사BB)가 소속 팀의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V리그에서 뛰며 득점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

주한 미군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에 온 니콜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2012~2013시즌 득점상을 받았고 도로공사가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4~2015 시즌에는 정규 리그 MVP로 선정됐다. 트리플 크라운을 11번이나 성공하며 V리그를 평정했다.

팀의 주 공격수는 물론 리더 소임까지 했던 그는 2014~2015시즌이 끝난 뒤 한국을 떠났다. 본인은 한국에 머물고 싶었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았다. 2015~2016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자유 계약 제도 대신 트라이아웃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중국 리그로 무대를 옮긴 니콜은 후지안에서 뛰었다. 푸에르토리코, 러시아, 브라질, 그리고 국내 V리그와 중국 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올 시즌 세계 최고 무대인 터키 리그에 입성했다.

▲ 니콜 포셋 ⓒ GettyImages

니콜의 소속 팀 사르예르는 지난 시즌 터키 리그 7위에 올랐다. 사르예르에서 그는 많은 볼을 때리며 해결사 소임을 하고 있다.

사르예르는 개막 이후 5연패 하며 터키 1부 리그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졌다. 사르예르는 김연경(28)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와 올 시즌 개막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에서 니콜은 두 팀 최다인 22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은 1-3으로 졌다.

니콜은 5경기에 출전해 93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37.7%를 기록했다.

니콜과 더불어 반가운 얼굴은 조이스다. 조이스는 2013년부터 2년 동안 KGC인삼공사에서 활약했다. 2013~2014 시즌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1라운드 MVP로 뽑혔다. 2013~2014 시즌에서 그는 1,055득점을 기록했다. 2014~2015 시즌에도 935득점 공격 성공률 40.62%를 기록하며 KGC인삼공사의 공격 득점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브라질 리그와 러시아 리그 그리고 국내 V리그를 거친 조이스는 지난해 터키 리그에 진출했다. 부르사BB에 입단해 팀의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고 팀은 정규 리그 6위에 올랐다.

올 시즌 부르사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103점을 올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많은 볼을 때렸지만 공격 성공률 45.7%를 기록하고 있다.

▲ 조이스 고메스 다 실바 ⓒ GettyImages

올 시즌 1승도 올리지 못한 사르예르와 달리 부르사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올 시즌 우승 후보 엑자시바시와 갈라타사이를 모두 세트 스코어 3-2로 눌렀다.

4연승 행진을 하던 부르사는 19일 페네르바체와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 부르사는 4승 1패 승점 13점으로 페네르바체, 차나칼레와 타이를 이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뒤져 4위에 올랐다.

니콜과 조이스는 모두 리그 중, 하위권 팀에서 뛰고 있다. 부르사와 사르예르에는 수준급 공격수가 없다. 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니콜과 조이스는 터키 리그에서도 공격 비중이 높다.

터키 리그는 V리그와 다르게 선수 순위를 득점, 공격 종합, 블로킹, 서브, 디그 등으로 나누지 않고 포지션 별로 평가한다. 윙 스파이커(레프트) 아포짓(라이트) 미들 블로커(센터) 세터 리베로 등으로 나눠 선수들의 세부적인 기록과 팀 공헌도를 합해 순위를 매긴다.

김연경은 윙 스파이커 8위를 달리고 있다. 김연경의 경우 페네르바체가 치른 5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서 휴식했고 15세트를 뛰면서 70점을 올렸다. 경기에 많이 나선 조이스는 윙 스파이커 4위에 올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MVP 주팅(22, 중국, 바키프방크)은 5경기 동안 10세트 밖에 뛰지 않았다. 그는 미국 국가 대표 기둥인 킴벌리 힐(26)과 교대로 출전한다. 주팅은 10세트를 뛰면서 39점을 올렸고 힐은 12세트에 출전해 38득점을 기록했다.

바키프방크는 5승 무패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공격수가 풍부한 바키프방크는 주팅과 힐 그리고 로네크 슬뢰체스(25, 네덜란드, 바키프방크)를 고르게 기용하는 여유를 보였다.

조이스는 김연경의 팀 동료 나탈리아 페레이라(27, 브라질, 페네르바체)와 절친한 사이다. 최근 김연경은 나탈리아를 만나러 온 조이스와 식사를 하며 친분을 나눴다. 사르예르와 경기를 할 때는 니콜과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격려했다.

김연경은 "많은 외국인 선수와 뛰다 보니 제 친구의 친구와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이스, 니콜과 친분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그 선수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그래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 페네르바체 VS 부르사BB 경기에서 공격 득점을 올리는 조이스 ⓒ 편집 배정호 기자, 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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