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이재영(맨 위) ⓒ KOVO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다른 선수를 잡았을 때보다 더 짜릿했다."

코트 안에서는 동생이 아닌 상대 선수였다. 이재영(20, 흥국생명)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2라운드 경기에서 쌍둥이 동생 이다영(20)과 공격수 대 공격수로 맞섰다. 세터 이다영이 팀 사정상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꿔 뛰면서 맞대결 기회를 얻었다. 

이재영은 23득점 공격 성공률 40%를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스코어 3-1(25-20, 25-19, 15-25, 25-19)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다영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7득점 공격 성공률 25%를 기록했다. 

기록으로 두 선수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다영이는 정말 재능이 많은 선수 같다. 토스랑 공격, 블로킹, 수비까지 잘한다. (이)재영이랑 다영이가 주고 받으니까 보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가 생긴 거 같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2세트 8-5에서 이다영의 퀵오픈을 가로막은 뒤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재영은 "고등학교 때 (이)다영이가 공격을 많이 했다. 다영이 습관을 잘 알아서 다영이가 잘 때리는 코스를 막자고 생각했다. 직선 코스는 리베로 (한)지현 언니가 잡아 줄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동생의 공격을 잡은 뒤 더 기뻐한 이유를 물었다. 이재영은 "정말 짜릿했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이어 "제가 공격수고 (이)다영이는 세터라서 제가 블로킹할 기회가 없었다. 가끔 다영이 한테 공격이 걸리면 정말 화가 났다. 오늘(20일) 블로킹하면 똑같이 해 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타비 러브와 쌍포로 맹활약 하고 있다. 이재영은 "지난해 외국인 선수와 다르게 러브가 중요할 때 결정력이 좋다. 저한테 공이 와도 러브가 있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줄었다"고 했다.

노련미도 생겼다. 이재영은 "상대를 만났을 때 어디가 블로킹이 낮고, 어디로 수비가 쏠려 있는지 생각한다. 지난해보다 여유가 생기면서 시야가 넓어진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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