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시아축구연맹(AFC)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의 32강 조편성이 확정됐다. 

AFC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017년 ACL 조 추첨을 실시했다. 한국 일본 중국 호주의 강자들이 모이는 F조와 H조에 각각 속한 서울과 전북은 치열한 접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와 이스턴SC(홍콩)을 포함한 E조와 G조에 각각 속한 제주와 수원도 마음을 놓을 순 없다. 무앙통과 이스턴SC 경기에서 확실히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전력의 팀뿐 아니라 '약체'를 상대로도 승리해야 한다.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E조-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플레이오프 승자(상하이 선화 또는 브리즈번 로어 유력), 플레이오프 승자(제주 유나이티드 유력)

F조-FC 서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 일왕배 우승 팀, 플레이오프 승자(상하이 상강 유력)

G조-수원 삼성,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J리그 3순위, 이스턴 SC(홍콩)

H조-전북 현대, 장수 쑤닝(중국),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플레이오프 승자


ACL은 2014시즌부터 준결승까지 동아시아 지역과 서아시아 지역을 나눠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선 한국과 일본은 3팀씩, 중국과 호주가 2팀씩, 태국과 홍콩이 1팀씩 조별 리그에 직행한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나머지 4자리를 가린다. 한국, 일본, 호주가 1팀씩, 중국이 2팀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AFC 랭킹에서 5위 이하인 국가들도 플레이오프와 예선에 출전하지만 사실상 한국, 일본, 호주, 중국의 벽을 넘긴 쉽지 않다. ACL은 한국, 일본, 중국, 호주의 각축장이 됐다.

기본기와 패스를 강조하는 J리그는 자국 선수의 수준이 높다. 탄탄한 팬층을 갖춰 재정도 안정됐다. 최근 영국 미디어 그룹인 퍼폼과 10년간 2조원이 넘는 중계권 계약으로 '잭팟'을 터뜨리며 재정에 더욱 여유가 생겼다. 최근 J리그팀들은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해 1990년대 초반 J리그 출범 초기의 인기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J리그는 출범 초기인 1990년대 지코, 레오나르두, 둥가(이상 브라질),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미카엘 라우드럽(덴마크),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처럼 세계 각국을 대표했던 선수들을 영입해 '붐'을 일으켰다.

중국 슈퍼리그는 2010년대 급성장했다. 열렬한 축구팬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이 '축구굴기'를 외치면서, 거대 자본들이 중국 축구계로 유입됐다. 에세키엘 라베치(허베이 종지), 알렉스 테세이라, 하미레스(이상 장쑤 쑤닝), 파울리뉴, 학손 마르티네스(이상 광저우 헝다), 그라치아노 펠레(산둥 루넝) 등 유럽 리그에서도 정상급 활약을 하던 선수들이 중국 무대를 누비고 있다. 떨어지는 자국 선수들의 기량이 문제다. 그러나 광저우처럼 자국 선수들의 수준이 뛰어난 경우엔 외국인 선수와 시너지를 발휘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광저우는 2013시즌, 2015시즌 ACL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AFC로 편입한 호주 A리그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신체 조건이 뛰어나다. 최근 외국인 지도자들이 다양한 전술을 펼쳐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A리그팀들은 선수 개인 능력보다 잘 짜인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전술이 잘 잡힌 팀이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더구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계절이 반대라 원정 경기도 부담스럽다.

각각의 강점을 가진 한국 일본 중국 호주가 동아시아 무대를 주름 잡으면서 ACL은 '쉬어갈 팀'이 없는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잠깐의 방심은 탈락으로 이어진다. 2016시즌엔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헝다가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이다." 네덜란드 토탈 사커의 창시자 리누스 미셸 감독의 말이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며 ACL 진출을 이룬 K리그 4팀도 이번 겨울 열심히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2016시즌 ACL 우승 뒤 "투자가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 앞으로 K리그 팀들이 ACL에서 우승하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고 말했다.

K리그는 ACL에서 11회 우승과 6회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모두 '어제 내린 눈'이다. 내년을 준비하는 K리그팀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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