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클럽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가시마 앤틀러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가 클럽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아시아 팀이 됐다.

가시마는 14일 일본 오사카의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강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과 경기에서 3-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클럽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팀 결승 진출이다. 가시마는 15일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클럽 아메리카(멕시코)의 승리 팀과 결승에서 맞붙는다.

아시아 팀 중 최초로 클럽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것은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다. 클럽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이 거둔 최고 성적은 3위다. 2007년 우라와 레즈(일본), 2008년 감바 오사카(일본), 2009년 포항 스틸러스(한국), 2011년 알 사드(카타르), 2015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다. 세계 유수의 팀을 뚫고 결승에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개최국의 대진 운도 무시할 수 없다. 13회째 클럽 월드컵 대회 중 무려 8회가 일본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일본 팀이 거둔 최고 성적인 3위는 모두 일본에서 나왔다. 개최국의 대진운도 작용한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클럽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의 진출 자격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이다. 올해는 전북이 해당한다. 아시아 팀은 보통 북중미 팀을 6강에서 만나고 유럽 팀을 4강에서 만나야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반면 개최국인 일본의 경우 조금 수월한 과정을 거친다.

2007년 우라와 레즈의 첫 상대는 이란의 세파한이였고 4강에서 AC 밀란(이탈리아)을 만났다.

2008년 감바 오사카는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를 첫 상대로 만나 4강에 진출해 유럽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맞붙었다.

지난해의 경우 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오클랜드 시티(호주)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TP 마젬베(콩고 민주공화국)를 6강에서 만났다.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TP 마젬베를 3-0으로 이기고 리버 플레이트(아르헨티나)와 4강에서 0-1로 졌다.

비교적 수월한 팀들을 줄곧 만났다. 반면 올해 전북의 경우 첫 경기부터 북중미 팀인 클럽 아메리카를 맞붙어 1-2로 져 5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광저우 에버그란데도 6강부터 클럽 아메리카를 만났다. 반면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위에 언급한 대로 호주, 아프리카 팀을 만나 4강에 진출했다. 첫 경기부터 북중미 강호를 상대한 전북, 광저우와 상황이 크게 달랐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 경기를 더 치르지만 결과적으로 비교적 약체인 팀과 줄곧 만나는 대진이 이어졌다. 올해 가시마도 첫 경기에서 오클랜드 시티, 두 번째 경기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즈(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만나 4강에 진출했다. 반면 ACL 우승 팀들은 시작부터 고난을 겪었다. 일본은 흔히 말하는 '꿀 대진'의 이득을 봤다.

클럽 월드컵은 개최국 일본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다. 클럽 월드컵 전신인 인터콘티넨털컵은 본래 이름보다 스폰서의 이름을 따 도요타컵이라 불렸다. 2004년 FIFA와 결합돼 현재 형태로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의 영향력이 강하다. 개최국이란 이유로 출전 자격을 얻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시마의 결승 진출은 충분히 칭찬 받을 일이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4강까지 수월한 팀들만 잇따라 만나는 일본 팀의 대진은 클럽 월드컵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재검토해야 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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