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김연경(28)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가 8승 3패, 리그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페네르바체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터키 부르사 스포츠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 뉠르페르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3 25-18 25-19)으로 이겼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이 복귀한 갈라타사라이 전부터 3연승을 이어 갔다.

페네르바체는 터키 리그에서 4번(2008~2009, 2009~2010, 2010~2011, 2014~2015년) 우승했다.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는 정규 시즌 20승 2패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챔피언을 가리는 파이널에서 4승 2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우승은 6전 전승을 기록한 바키프방크가 차지했다.

올 시즌 페네르바체는 희망보다 우려가 컸다. 지난 시즌 김연경과 팀 공격을 이끈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25, 세르비아)가 중국 리그로 떠났기 때문이다. 라이벌 팀인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과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눗사라 떰꼼(31, 태국)과 나탈리아 페레이라(27, 브라질)를 데려오는 데 그쳤다.

터키 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3명 출전할 수 있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이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페네르바체의 전력은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와 비교해 떨어졌다.

시즌이 시작된 이후 페네르바체는 사르예르와 베식타스를 꺾고 2연승 했다. 그러나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인 엑자시바쉬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이드만 오자으와 부르사를 누르며 다시 상승세를 탄 페네르바체에 '적색 경보'가 울렸다.

▲ 페네르바체 선수들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팀의 기둥인 김연경이 복근 파열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페네르바체는 복병인 차낙칼레에 세트 스코어 2-3(25-22 22-25 18-25 25-19 6-15)으로 졌다. 김연경의 부재를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다음 상대인 할크방크를 꺾은 페네르바체는 여자 배구 '지구방위대'인 바키프방크를 만났다.

바키프방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MVP인 주팅(22, 중국)을 영입했다. 주팅은 물론 로네크 슬뢰체스(26, 네덜란드) 킴벌리 힐(27, 미국) 멜리나 라시치(26, 세르비아)가 버티고 있다. 세계 최고의 날개 공격수 3명과 뛰어난 미들 블로커까지 갖춘 바키프방크는 1라운드에서 11연승 행진을 달렸다.

김연경이 빠진 페네르바체는 바키프방크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페네르바체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 외에 서브 리시브를 할 날개 공격수가 없었다. 왼손 라이트 공격수 폴렌 우슬레팔라반(26, 터키)은 해결사 능력이 주팅과 슬뢰체스와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야심 차게 영입한 태국의 명 세터 눗사라는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리베로 역시 믿음직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김연경이 복귀한 뒤 페네르바체는 갈라타사라이, 세라믹산, 뉠르페르를 모두 이겼다. 김연경이 페네르바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는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를 책임진다. 김연경이 빠졌을 때 페네르바체의 리시브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또한 20점이 넘은 뒤 해결사 부재로 아깝게 세트를 내줬다.

페네르바체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즌 도중 네덜란드 국가 대표 팀 주장 마렛 발케스타인(28)을 데려왔다. 왼손 윙 스파이커인 그는 공격보다 리시브와 수비에 장점이 있다.

마렛은 갈라타사라이 전부터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소임을 해낸 그는 팀 3연승에 힘을 보탰다. 시간이 지날수록 눗사라의 빠른 토스에 페네르바체 선수들은 적응했다. 김연경은 세라믹산과 경기에서 19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57%를 기록했다. 눗사라와 호흡은 시즌 초반과 비교해 한결 나아졌다.

▲ 김연경(가운데)과 나탈리아 페레이라(왼쪽) ⓒ 나탈리아 페레이라 인스타그램

김연경은 "눗사라 세터와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점점 더 좋은 경기를 보여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세터와 호흡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페네르바체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뉠르페르 전에서 뛰어난 조직력을 보였다. 바키프방크는 터키 국가 대표 주전 세터인 나즈 아이데미르(26)가 5년 동안 팀을 지휘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페네르바체는 매 시즌 주전 세터가 바뀐다.

페네르바체는 바키프방크와 비교해 여러모로 전력에 문제점이 많다. 이런 점을 극복해야 바키프방크를 넘어 시즌 5번째 우승이 가능하다.

1라운드를 마친 페네르바체는 한동안 휴식기에 들어간다. 내년 1월 11일 페네르바체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이후 터키 컵 3경기를 마친 뒤 22일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사르예르를 만난다.

한편 김연경은 휴가를 받아 22일 저녁 귀국한다. 그는 국내에서 일주일 머문 뒤 터키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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