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평균 8.9점 허용" 메이저대회 역대 1위 '유일한 한 자릿수' 실점…AG 2연패보다 놀라운 압도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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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 정도면 단순한 우승이 아니다.
상대를 '몇 점이나 남겨놓고 이겼느냐'까지 역대 기록이 됐다.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삼성생명)이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또 하나의 경이적인 수치를 남겼다.
우승까지 상대에게 허용한 점수가 게임당 평균 단 8.9점.
배드민턴 통계 전문 사이트 '배드민턴랭크스' 집계에 따르면 주요 메이저대회 우승자 가운데 가장 적은 평균 실점 기록이다.
그야말로 아시안게임을 지배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9)으로 완파했다.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정상.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이 1962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처음 나온 2연패였다.
결과보다 놀라운 건 과정이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32강부터 결승까지 5경기, 10게임을 치르면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스코어를 하나씩 뜯어보면 압도감이 더 선명하다.
32강 21-5 21-5.
16강 21-9 21-10.
8강 21-8 21-9.
준결승 21-5 21-12.
결승 21-17 21-9.
안세영이 10게임에서 상대에게 내준 점수는 총 89점에 불과했다.
게임당 평균으로 환산하면 정확히 8.9점이다.
21점을 먼저 따내야 끝나는 배드민턴 한 게임에서 상대에게 평균 두 자릿수 득점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강호들이 줄줄이 포함된 대진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8강 상대는 세계 5위이자 전 세계랭킹 1위 라차녹 인타논(태국)이었다. 준결승에서는 한때 안세영에게 7연패를 안기며 '천적'으로 군림했던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를 만났다.
결승 상대는 세계 3위이자 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 빛나는 개최국 에이스 야마구치였다.
그러나 누구도 안세영에게 한 게임조차 가져가지 못했다.
'배드민턴랭크스'가 2일(한국시간) 공개한 기록은 안세영의 이번 우승이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매체가 집계한 주요 메이저대회 우승자의 게임당 최소 평균 실점 기록을 보면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식을 제패한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이 11.6점이었다.
2011 전영오픈 여자 복식 정상에 오른 위양-왕샤오리(중국)가 10.6점, 2019 세계선수권 남자 단식 챔피언 모모타 겐토(일본)가 10.0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명단에서 안세영의 이름은 두 번이나 등장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우승 당시 평균 10.8점만 허용해 이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안세영은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이를 8.9점까지 끌어내렸다.
자신의 기록을 무려 1.9점이나 낮췄다.
배드민턴랭크스 집계상 유일한 '한 자릿수 평균 실점 우승'이다.
안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단순히 '압도적'이라는 수식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개인전 첫 경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64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안세영은 32강에서 카밀라 스마굴로바(카자흐스탄)를 단 20분 만에 2-0(21-5 21-5)으로 완파했다.
두 게임에서 허용한 점수를 모두 합쳐도 10점이었다.
약 7시간 뒤 다시 코트에 올라 치른 16강에서도 라니트마 티누디 웨이헤나 리야나게(스리랑카)를 2-0(21-9 21-10)으로 돌려세웠다.
하루 두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도 세계 1위를 흔들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 수준이 높아질수록 안세영의 경기력은 더 매서워졌다.
8강에서 세계 5위 인타논을 2-0(21-8 21-9)으로 제압했다.
준결승은 이번 대회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상징하는 한판이었다.
상대는 천위페이.
과거 안세영에게 7연패의 아픔을 안기며 좀처럼 넘기 어려운 벽으로 군림했던 선수다.
하지만 이제 관계는 완전히 뒤집혔다.
안세영은 1게임 시작과 동시에 무려 9점을 연달아 쓸어 담았다. 천위페이에게 단 5점만 허용하면서 21-5로 첫 게임을 끝냈다.
2게임에서도 6-6 이후 5연속 득점으로 단숨에 승기를 가져왔다.
결과는 21-12.
세계 4위를 상대로 기록한 스코어가 21-5, 21-12였다.
마지막 상대는 야마구치였다.
앞서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야마구치를 꺾어 맞대결 8연승을 기록한 안세영은 개인전 결승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1게임에서는 야마구치의 거센 저항에 16-16 동점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세계 1위의 힘이 드러났다.
날카로운 대각 스매시와 정교한 스트로크로 다시 흐름을 가져온 안세영은 21-17로 첫 게임을 챙겼다.
2게임에서는 아예 격차를 벌렸다.
1게임에서 체력을 크게 소모한 야마구치의 발이 무거워지자 안세영은 파죽의 7연속 득점으로 12-5까지 달아났다.
남은 승부는 사실상 안세영의 독무대였다.
21-9.
마지막 셔틀콕이 떨어지는 순간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최초 2연패가 완성됐다.
올해 성적까지 시선을 넓히면 압도감은 더 커진다.
안세영은 이번 결승까지 올해 57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차례만 패했다. 56승 1패, 승률 98.2%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5경기 10게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여기에 게임당 평균 실점 8.9점.
세계 5위, 4위, 3위를 차례로 만난 토너먼트 후반부에도 누구 하나 안세영에게 게임을 빼앗지 못했다.
3년 전 항저우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섰던 안세영은 나고야에서 더 강해져 돌아왔다.
10.8점에서 8.9점으로.
자신이 세운 압도적인 기록마저 자신이 다시 갈아치웠다.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최초 2연패라는 금빛 역사 뒤에는 '평균 8.9점 허용'이라는 믿기 힘든 숫자가 남았다.
안세영이 지금 세계 여자 배드민턴에서 얼마나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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