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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돕지 않았나" 마침내 고승민이 해냈다! 43년 만의 KBO 세 번째 '위업'…팀 퍼스트가 만들어낸 '산물'

작성일: 2026.10.13 11:12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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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1982년 김우열, 1983년 김인식 이후 무려 43년 만에 무병살타 시즌을 보냈다. 역대 세 번째로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1982년 김우열, 1983년 김인식 이후 무려 43년 만에 무병살타 시즌을 보냈다. 역대 세 번째로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승환 기자] "하늘이 돕지 않았을까"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6차전이자 정규시즌 최종전에 2루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역대 세 번째 역사를 만들어냈다.

고승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유일하게 병살타를 하나도 치지 않은 선수로, KBO리그 역사상 세 번째 위업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에서 병살타를 기록하지 않고 시즌을 마친 선수는 단 두 명 밖에 없었다.

80경기 체제였던 1982년의 규정 타석은 248타석. 당시 OB베이스 김우열이 255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단 한 개의 병살타도 기록하지 않으면서 '최초'의 기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1983년 팀 당 경기수가 100경기로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규정 타석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김인식은 MBC 청룡 소속으로 100경기에 출전하며 416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병살타를 치지 않으며, 역대 두 번째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여기에 고승민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침내 해냈다. 고승민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병살타를 치지 않으면서, 무려 43년 만에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거듭났다.

병살타를 치지 않았다는 것은 운의 요소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운 좋다고만 평가할 순 없다. 주자가 있을 때는 어떻게든 주자를 한 베이스 더 진루시키기 위해 팀 배팅을 해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게다가 땅볼 타구에도 전력질주를 통해 1루에서는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타적으로 플레이를 해왔다는 증거다.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12일 롯데가 승리한 뒤 만난 고승민은 "첫 번째도 아닌데…"라며 "딱히 신경은 쓰지 않았는데, 된 것 같다. 우연치 않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손사래를 쳤지만, 눈에 드러나지 않는 의미가 있는 기록임은 분명했다.

고승민도 최근까지 무병살타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고승민은 '기록을 언제 알게 됐나?'라는 물음에 "몰랐었다. 주변에서 누가 말을 해줘서 알게 됐다. 솔직히 땅볼을 치고 싶다고 치고, 공을 띄우고 싶다고 띄울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연치 않게 기록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팀 배팅'을 언급하자 고승민도 입을 열었다. 그는 "그런 게 있긴 하다. 상황별에 맞는 타격이다.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외야로, 1루에 있으면 1, 2루 쪽에 땅볼을 치려고 하고, 2루에 있으면 2루수 쪽에 땅볼을 치려고 한다. 그리고 빠른 주자가 있으면 항상 2루를 보내놔야 한다. 그게 2번 타자의 역할이다. 주자가 도루에 성공하면 팀 배팅을 통해 3루에 갖다 놓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2번 타자가 힘들기도 하고, 손해를 보는 타순이다. 하지만 팀이 이기려면 2번 역할에 맞게 쳐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렇게 하다 보니,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물론 운도 따랐다. 최근만 보더라도 KT 위즈 오원석이 병살타성 땅볼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LG 트윈스 문보경이 1, 2루에서 3루 베이스를 찍은 뒤 1루에 공을 뿌렸으나, 악송구가 돼 고승민은 살아나갔다. 고승민은 "(문)보경이 때는 치자마자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이 뒤로 넘어가더라. 그 외에도 운이 따른 적이 많았다. 두산전 때도 (박)지훈이가 공을 놓쳐서 병살타가 안 되기도 했다"며 "하늘이 돕지 않았을까"라고 웃었다.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올해 KBO 징계로 30경기를 나서지 못했다. 게다가 2군도 아닌 3군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112경기에서 128안타 16홈런 75타점 타율 0.288 OPS 0.814로 시즌을 마쳤다. 3년 연속 OPS가 0.800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애버리지'가 형성됐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만큼 아쉬움이 더 크게 밀려온 듯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홈런도 더 쳤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도 너무 적었다. 타율도 3할도 되지 않고, 아쉬운 점이 많다. 잘한 것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30경기만 더 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올해를 평가하자면 10점 만점에 5점이다. 만족은 안 된다. 아무리 잘해도 10점을 채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모든 야구인들이 공감할 것이다. 특히 안타 개수와 경기수가 많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포인트가 전혀 없는 시즌은 아니었다. 고승민은 "올해 만족하는 것은 그래도 부상 없이, 한 번도 2군 내려가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아픈 곳은 있었다. 하지만 말소되지 않고 시즌을 치른 것이 가장 좋았다"며 "내년에도 똑같을 것이다. 부상만 없이 풀타임을 나가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처음은 아니지만 무려 43년 만에 만들어낸 위대한 시즌. 올해 좋지 않은 일로 시즌 초반 30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열악한 환경에서 시즌을 준비했지만, 제 몫을 해냈다. 때문에 내년의 고승민이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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