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리더십 논란→96라인 은퇴설→이강인까지' 韓 축구 대혼란…축구협회 공식 입장 "악의적 비방 엄정 대응" 이강인 측도 "사실무근" 법적 조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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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내분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일부 주축 선수의 국가대표 은퇴설에 이어 이강인(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선수단 내부 갈등에 연루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자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강인 측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게시물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팀은 지난 9∼10월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력 논란에 선수단 내부 불협화음까지 불거지면서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가 닻을 올리자마자 '폭풍우'에 휩싸인 양상이다.
축구협회는 13일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추측성 주장이 확산하고 일부 선수를 향한 도를 넘은 비난과 인신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양한 의견과 비판을 존중하지만 사실 확인 없이 유포되는 억측과 악의적인 비방으로 선수들이 과도한 비난에 노출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하며 자제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훈련 장면과 선수의 일상적인 모습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선수단 내부 불화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는 "사실과 다른 이른바 '증권가 루머'를 유포하거나 딥페이크 영상 등을 통해 선수를 조롱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수 개인의 소셜미디어와 소속팀 계정에까지 찾아가 인신공격하거나 퇴출을 요구하는 등 비난 수위 역시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자제 요청에 그치지 않았다.
악의적인 허위정보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협회는 "대한축구협회의 지식재산권에 해당하는 영상과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해 허위·왜곡 정보를 유포하고 이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표팀 내부 갈등설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선수마다 생각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팀을 위한 최선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은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 가는 데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과정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이나 추측만으로 선수단 내부를 재단하고 갈등을 확대하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수단이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다 해야 하는 협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표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이강인의 매니지먼트사 더블랙레이블도 공식 입장을 내놨다.
더블랙레이블은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강인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일련의 내용들은 이강인과 무관하며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게시물과 댓글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사안에 따라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대표팀 일부 선수의 동반 은퇴설과 내부 불협화음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이강인 역시 갈등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나 이강인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대표팀의 9∼10월 A매치 4연전과 맞물려 확산했다.
모레노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지난달 24일 에콰도르를 3-0으로 제압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손흥민(LAFC)과 오현규(베식타시)를 최전방에 배치한 모레노표 4-4-2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새로운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흘 뒤 우루과이에 1-4로 완패한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2-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매끄럽지 못했단 평이 다수를 이뤘다.
특히 중원 숫자 싸움에서 밀리며 공격 전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중앙 미드필더 2명으로 구성된 4-4-2 전형의 한계가 드러났고 전방으로 향해야 할 패스가 후방에서 맴도는 이른바 'U자형 빌드업'이 반복됐다.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슈팅 수 7-12로 밀렸고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점유율 46%-54%, 슈팅 수 10-12로 열세를 보였다.
32년 동안 맞대결에서 패한 적이 없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좀체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잇따른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더 큰 문제는 문제가 피치 안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베네수엘라전에서는 한국 '후방 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경기 도중 교체된 김민재는 벤치에서 축구화를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며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공격진의 수비 가담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대표팀 내부 문제를 외부에 드러내는 일이 드문 한국 축구에서 주축 수비수의 공개적인 불만 표출은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1996년생 동갑내기 미드필더 황인범(포르투)의 발언은 더욱 의미심장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신다"며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고 나설 사람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대표팀 내부 리더십과 소통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급기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는 '대표팀 동반 은퇴설'까지 불거졌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샬케) 등 1996년생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 생활을 일단락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단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들은 경기 후 동료 선수들과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국가대표 생활을 정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 주장을 9년째 맡고 있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기존 리더십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맞물리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현영민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접 움직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 위원장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을 붙잡고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온 시각은 자정을 넘긴 뒤였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두 시간이 훌쩍 지난 시점이었다.
황인범은 현장에서 국가대표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웃으며 "아니요,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처럼 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강인도 내분설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선수 측이 직접 반박하고 축구협회까지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모레노 감독으로서도 난처한 상황이다.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직후부터 경기력 개선과 선수단 분위기 수습이란 2가지 과제를 동시에 떠안은 양상이다.
모레노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대표팀에 이식하는 과정이라며 "난 건물을 짓고 있다.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힌나 건물을 완성하기도 전에 내부 균열부터 수습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오는 11월 A매치 2연전은 모레노 감독의 정식 사령탑 승격 여부를 가를 중요한 시험대다. 중동 원정으로 치러질 확률이 높은 이번 일정에서 전술적 완성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흔들린 선수단 분위기까지 추슬러야 한다.
축구협회 역시 선수단 보호와 내부 소통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드러난 선수단 내부 문제와 온라인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구분하는 일이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건설적인 문제 제기는 필요하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으로 특정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인신공격을 가하는 행위는 별개의 문제다.
모레노호가 출범 4경기에서 거둔 성적(2승 1무 1패)은 숫자로만 보면 크게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하지만 해당 성적표에는 선수단 내부 잡음과 온라인에서 증폭된 무분별한 의혹이란 무거운 과제가 함께 적혀 있어 향후 선로(船路)를 물색하는데 좋은 지도를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짙다.
이강인 측의 법적 대응 예고와 축구협회의 공식 진화 움직임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논란을 가라앉히는 계기로 기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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