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韓 역대급 스케이터' 차준환, 잠시 빙판 떠난다..."고민 끝에 국가대표 활동 멈춘다" 잠정 은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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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갔던 차준환(25)이 잠시 빙판을 떠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뒤 향후 거취를 고민했던 그는 결국 2026-2027시즌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차준환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로운 결정을 알렸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이번 시즌에는 국가대표 활동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속팀과도 작별한다. 차준환은 "서울시청과의 계약도 서울시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끝에 마무리하게 됐다"며 "그동안 저를 믿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서울시와 서울시청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내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신중하게 고민해 보려고 한다"며 "늘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한국 피겨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준환은 오랜 기간 한국 남자 피겨를 대표했던 선수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동계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들이 이전까지 도달하지 못했던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 2월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최고의 올림픽 성적을 거뒀다. 차준환은 남자 싱글에서 총점 273.92점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동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사토 슌(274.90점)과 격차는 불과 0.98점이었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에 거의 다가섰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차준환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위를 기록했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5위에 올랐다. 세 번째 올림픽에서는 다시 한 계단 올라섰지만 시상대에 서지는 못했다.
당시 차준환의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그는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스핀과 스텝시퀀스 등 일부 요소에서 최고 난도인 레벨4가 아닌 레벨3를 받았다.
이를 두고 일본의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오다 노부나리는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200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오다는 "레벨3를 받을 연기가 아니다. 내가 한국 빙상연맹 관계자가 돼 항의하고 싶을 정도다. 저렇게 잘했는데 레벨4를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미국 피겨 전문 매체 '인사이드 스케이팅' 역시 차준환의 프로그램 구성점수(PCS)에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차준환의 연기가 구성과 표현, 스케이팅 기술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며 PCS 42.64점은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했다.
차준환 본인도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점수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시즌 최고 점수를 기록한 것은 기쁘지만 점수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며 "그동안 내가 세웠던 점수들과 비교하면 다소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론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점프 실수가 발생한 만큼 메달 실패의 원인을 오직 쇼트프로그램 판정에서 찾기는 어렵다. 다만 최종적으로 동메달과의 격차가 0.98점에 불과했던 만큼 당시 채점 결과를 둘러싼 아쉬움은 더욱 크게 남았다.
이후 차준환은 올림픽이 끝난 지 약 한 달 만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활동과 국제대회 출전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차준환이 한국 피겨에 남긴 업적은 올림픽 성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2023년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 피겨 환경에도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해 5월 새롭게 창단된 서울시청 피겨스케이팅팀에 합류하며 실업팀 소속 선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약 1년 만에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당분간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차준환은 이미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발표한 2026-2027시즌 국가대표 명단에 서민규, 최하빈, 김현겸, 이재근과 함께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해당 시즌 국가대표 활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차준환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지난 4월 연예 매니지먼트사 판타지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판타지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엔터테이너로서 가능성과 재능을 입증한 차준환의 새로운 챕터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차준환은 그동안 뛰어난 경기력뿐 아니라 방송과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예 매니지먼트사와의 계약에 이어 이번 시즌 선수 활동까지 중단하면서 빙판 밖에서의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를 곧바로 현역 은퇴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차준환은 앞서 밀라노 올림픽 이후 제기된 은퇴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으며, 이번에도 2026-2027시즌 활동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밝혔을 뿐 선수 생활을 완전히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명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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