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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싸운' 前 축구 국가대표, 끝내 주검으로…20개월 만에 전해진 비보 "딸 DNA로 사망 확인"→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통화 '먹먹'

작성일: 2026.10.18 00:5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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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영국 '미러'
▲ 출처 영국 '미러'
▲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로만 막시미우크(위 사진)가 20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로만 막시미우크(위 사진)가 20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때 조국을 대표해 그라운드를 누볐던 축구 스타가 전쟁터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로만 막시미우크가 20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 직전 아내와 나눈 마지막 통화가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긴 뒤 자취를 감췄고, 가족들은 기적 같은 생환을 기다렸지만 끝내 비극적인 소식을 받아들어야 했다.

영국 '미러'는 1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막시미우크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지 20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딸이 제공한 DNA 샘플을 통해 그의 사망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막시미우크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방면에서 러시아군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을 시도하던 중 실종됐다. 당시 나이는 50세였다.

가족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날은 지난해 1월 30일이었다.

막시미우크는 아내 베라에게 전화를 걸어 포크로우스크 방면의 작전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임무 특성상 상당 기간 연락이 끊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통화가 부부의 마지막 대화가 됐다.

이후 막시미우크는 가족은 물론 가까운 지인들과도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를 특수 상황에서 실종된 군인으로 분류했다.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포위망을 가까스로 빠져나와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가능성을 믿으며 무사 귀환을 기다렸다.

하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딸 다리아가 앞서 제출한 DNA 샘플을 토대로 신원 확인이 이뤄졌고, 막시미우크가 전쟁 중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개월 가까이 생환을 기다려온 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 영국 '미러'는 17일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로만 막시미우크(오른쪽)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지 20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딸이 제공한 DNA 샘플을 통해 그의 사망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 REUTERS
▲ 영국 '미러'는 17일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로만 막시미우크(오른쪽)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지 20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딸이 제공한 DNA 샘플을 통해 그의 사망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 REUTERS

막시미우크는 우크라이나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미드필더였다.

현역 시절 디나모 키이우와 드니프로, 볼린, 초르노모레츠, 프리카르파티아 등 자국 여러 구단에서 활약했다. 특히 드니프로 소속으로 85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히 선수 경력을 쌓았다.

국가대표로도 이름을 남겼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우크라이나 A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5경기를 소화했다. 조국의 명예를 걸고 국제무대를 누볐던 선수였다.

2011년 축구화를 벗은 막시미우크는 은퇴 이후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되자 군에 입대한 것이다. 이후 우크라이나군 제25시체슬라우 공수여단에 배치돼 포수로 복무하며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라운드에서 상대 선수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던 미드필더가 이제는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조국을 지키는 군인이 된 셈이다.

우크라이나 축구계 역시 전쟁터에서 사라진 옛 국가대표 선수를 잊지 않았다.

지난해 6월 7일 캐나다와 친선경기를 치른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막시미우크를 추모하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했다.

선수들은 과거 그가 몸담았던 볼린의 유니폼과 군복 재킷을 들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선배를 기억하고 그의 헌신을 기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당시만 해도 막시미우크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가족과 축구계는 그가 언젠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20개월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것은 생환 소식이 아닌 사망 확인이었다.

조국을 대표해 축구화를 신었던 선수가 은퇴 후에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군복을 입었다. 그리고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내에게 남긴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지막 말은 결국 영원한 작별 인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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