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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담장이 허락한 마지막 사나이는 KIA 선수였다… 홈런보다는 삼성을 더 생각했다

작성일: 2026.10.21 13: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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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플레이오프에서 공수 모두 맹활약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을 세운 한준수 ⓒ곽혜미 기자
▲ 준플레이오프에서 공수 모두 맹활약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을 세운 한준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20일 LG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은 곳곳에서 이 경기장의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어쩌면 이날이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식 KBO리그 경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잠실구장으로 불리는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은 1982년 개장해 올해로 44년을 맞이했다. 44년 동안 그 자리에 서 프로야구를 지켜본 산증인이자,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이제 소임을 다하고, 같은 자리에 들어설 돔구장을 위해 조만간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수들에게도 어린 시절, 그리고 프로 시절 모두 추억이 있는 구장인 만큼 치열한 경기 공기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경기였다. 이날 LG가 이기면 4차전으로 한 경기 더 연장될 수 있었고, 이후 포스트시즌 일정에도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으나 KIA가 13-1로 대승하고 준플레이오프를 종료시키며 잠실구장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역사적인 경기장의 마지막 경기, 마지막 홈런을 친 선수는 LG 선수가 아닌 원정팀 KIA의 포수 한준수(27)였다. 잠실구장은 좌우 폴까지 거리가 100m, 중앙 담장까지 거리가 125m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격의 경기장이자 메이저리그 구장들과 비교해도 평균 이상의 규격이었다. 그래서 매년 홈런이 가장 나오지 않는 잠실구장이, 한준수에게 그 담장을 마지막으로 허락한 것이다.

▲ 한준수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홈런을 쳤다. 이는 잠실구장 공식 경기 마지막 홈런으로 역사에 남았다 ⓒ곽혜미 기자
▲ 한준수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홈런을 쳤다. 이는 잠실구장 공식 경기 마지막 홈런으로 역사에 남았다 ⓒ곽혜미 기자

한준수는 이날 선발 7번 포수로 출전, 팀이 9-1로 크게 앞선 7회 김영우의 시속 153㎞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더 홈런이 나오지 않았고, 한준수는 팀의 승리와 함께 ‘잠실구장 마지막 홈런 타자’라는 비공인 타이틀을 얻었다. 훗날 잠실구장을 기억할 때, 특히나 KIA 팬들에게는 꽤 의미 깊은 타이틀이자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선수는 그런 말에 멋쩍게 웃기만 했다. 어쩌다 따라온, 싫지 않은 타이틀이기는 했다. 다만 이날 타격보다는 하루 종일 수비와 투수 리드만 신경을 쓰다 경기를 막 마친 터라 잘 실감이 되지는 않는 듯했다. 

한준수는 이 홈런에 대해 “물론 타석에서 이렇게 쳐주면 좋겠지만 일단 내가 포지션상 포수이기 때문에 홈런에 의미를 두지는 않고 수비에 더 비중을 두면서 조금 더 실점을 적게 하자는 그런 생각으로 하는 것 같다”면서 “타격은 내가 나갔을 때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 밖에 안 하고 있다. 타격에서는 그렇게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3차전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한준수는 두 경기 모두 장타 하나씩을 터뜨리며 공격에서 돋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더 공헌도가 큰 것은 수비였다. 2차전 선발 아담 올러, 3차전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를 잘 이끌며 경기 초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블로킹이나 다른 부분도 흠잡을 곳이 없었다. 공부를 많이 하고 들어온 것이 눈에 보였고, 2·3차전 모두 끝까지 경기를 지키며 팀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 20일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우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한준수 ⓒKIA타이거즈
▲ 20일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우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한준수 ⓒKIA타이거즈

항상 3~4회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던 시라카와를 강하게 끌고 간 것이 백미였다. 한준수는 “내가 봐온 결과 시라카와가 4회쯤 공 개수가 많아지는 게 있었다. 4회뿐만 아니라 길게 보지 말고 1이닝씩 잘라서 가자고 더그아웃에서 계속 주문을 했다”면서 “그게 집중이 돼서 1이닝씩 잘 끊어가면서 잘 버텨주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래간만에 등판한 불펜 투수들도 큰 점수차인 만큼 공격적으로 끌고 가며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결국 KIA는 9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버티면서 13-1 대승을 거뒀다. 투수 리드에서 부쩍 큰 한준수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의 공신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한준수는 아직 만족을 못 한다. 한준수는 자신의 점수에 대해 “많이는 못 줄 것 같고, 한 50점이다.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잠실구장 마지막 홈런은 지나간 일이고, 이제 만나야 할 삼성에 집중한다. 한준수는 “삼성은 최고의 타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내가 더 연구를 해서 시리즈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나흘의 휴식기 동안 ‘열공’을 다짐했다.

▲ 한준수는 이제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할 삼성 타자들의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곽혜미 기자
▲ 한준수는 이제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할 삼성 타자들의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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