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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9년 주장' 韓 축구에 무슨 일이…국감서 "7번·그분이라 부른다" 지적 파장→96라인 은퇴 소동까지 소환

작성일: 2026.10.22 08:47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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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대표팀의 심상찮은 내부 갈등이 결국 국정감사장까지 번졌다. ⓒ 연합뉴스
▲ 한국 축구대표팀의 심상찮은 내부 갈등이 결국 국정감사장까지 번졌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심상찮은 내부 갈등이 결국 국정감사장까지 번졌다.

캡틴 손흥민(LAFC)을 이름 대신 '7번'이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주장부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FC포르투), 황희찬(샬케04) 등 이른바 '96라인'의 대표팀 은퇴 소동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선수단 내 불화설과 리더십 논란이 좀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21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회장 직무대행)을 상대로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갈등과 협회의 대응 방식을 집중 추궁했다.

정 의원은 먼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주장 손흥민을 이름이 아닌 '7번', '그분'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조차 껄끄러울 만큼 선수들 내부 팀워크가 불편해진 것인지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며 대표팀 내부 분위기에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실제로 손흥민을 이 같은 호칭으로 부르는 선수가 있는지, 해당 표현이 어떤 맥락에서 사용됐는지 등 구체적인 정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 친선경기가 끝난 뒤 김민재와 황인범이 진행한 인터뷰 영상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했다.

당시 김민재는 공격진의 부족한 수비 가담을 공개적으로 지적했고, 황인범은 대표팀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겨 파장을 일으켰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불거진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1996년생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 소동'까지 거론하며 협회의 대응을 따져 물었다.

이 부회장은 "내용을 간략하게 보고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라커룸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표팀 안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답했다.

사실상 선수단 내부에서 갈등을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었다.

그러자 정 의원은 협회의 미온적인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들은 과연 축구협회가 대표팀에 대해 어떤 운영상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지, 왜 축구대표팀은 이런 잡음이나 갈등이 계속 반복되는지, 어떤 감독이 들어와도 무너진 리더십을 수습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대표팀이 조금 더 하나로 뭉치면서 앞으로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을 중심으로 11월 A매치와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준비해 가면서 조금씩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표팀 안팎에서 불거진 갈등이 단순한 선수들 사이의 의견 충돌인지, 보다 근본적인 리더십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여전히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21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앞줄 맨 왼쪽)을 상대로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갈등과 협회의 대응 방식을 집중 추궁했다. ⓒ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21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앞줄 맨 왼쪽)을 상대로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갈등과 협회의 대응 방식을 집중 추궁했다. ⓒ 연합뉴스

이번 논란은 한국 축구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시기에 터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대표팀은 9~10월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에콰도르에 3-0으로 승리했고 우루과이에 1-4로 패했다.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으며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2-0 승리를 거뒀다.

4경기에서 6골을 넣고 4골을 내줬다. 결과만 놓고 보면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하나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에콰도르를 상대로 거둔 첫 승리를 제외하면 한국은 나머지 3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과 오현규(베식타시)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4-4-2 전술을 가동했지만 중원에서 수적 열세를 드러내며 고전했다.

공격 전개도 답답했다. 후방에서 시작된 패스는 좀처럼 전방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좌우로 공을 돌리다가 다시 골키퍼에게 돌아가는 이른바 'U자형 빌드업'이 반복됐다.

공을 빼앗긴 뒤에는 수비진이 상대 역습에 그대로 노출됐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무려 4골을 허용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베네수엘라를 상대로는 슈팅 수에서 7-12로 밀렸다.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2-0으로 이겼지만 볼 점유율에서 46%-54%, 슈팅 수에서 10-12로 뒤졌다.

지난 32년간 맞대결에서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피치 주도권을 내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후반 골키퍼 조현우(울산 HD)의 잇따른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새 얼굴'을 활용하는 방식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모레노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김민수(레인저스),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 정승원, 구성윤(이상 FC서울), 오세훈(시미즈) 등 새로운 자원과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였다.

대대적인 변화와 실험을 예고한 셈이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서는 전임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중용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포메이션만 4-4-2로 달라졌을 뿐 대표팀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 당시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레노 감독은 아직 자신의 축구 철학을 대표팀에 입히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나는 건물을 짓고 있다.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는 중"이라며 아직 시간이 좀더 필요한 상황이라 귀띔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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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기도 전에 선수단 내부 갈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불거졌다는 점이다.

특히 베네수엘라전 직후 대표팀 공수 주축들이 쏟아낸 발언은 파장이 컸다.

경기 도중 교체된 김민재는 벤치에 앉으면서 벗은 축구화를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더욱 직설적이었다.

그는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며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진에 부담이 집중되는 경기 운영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황인범의 발언은 더욱 의미심장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신다"며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고, 나설 사람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단 내부 문제를 외부에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논란은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더욱 커졌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1996년생 선수들이 대표팀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이들은 경기 종료 후 동료 선수와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대표팀 생활을 일단락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이 9년째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상황에서 2~4선 간판들의 집단적인 은퇴 고민이 알려지자 선수단 리더십을 둘러싼 의혹도 확산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접 수습에 나섰다.

현 위원장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을 붙잡고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세 선수는 경기가 끝나고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자정을 넘긴 뒤에야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당시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인범은 대표팀 은퇴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웃으며 "아니요, 아니요"라고 답했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였지만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실제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시점 선수단 분위기를 두고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를 휴화산"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불과 보름여 만에 대표팀 내부 갈등이 국정감사장에서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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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선은 11월 A매치로 향한다.

원정으로 치러질 확률이 높은 11월 2연전은 모레노 감독의 정식 사령탑 승격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다.

모레노 감독은 국내에서 코치진과 함께 지난 4경기를 분석하고 K리그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점검할 계획이다.

하나 경기력 개선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술적인 변화와 함께 선수단의 신뢰 회복, 흔들리는 리더십 정비라는 과제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번 갈등을 단순히 '라커룸에서 해결할 문제'로 바라볼 것인지, 대표팀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 축구의 내부 갈등이 국정감사장에까지 등장하면서 대표팀 리더십과 축구협회 관리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경기력 개선과 선수단 화합이란 2가지 과제를 두루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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