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날리고 5억 더, 그런데 또 1할타자라니…"안 좋은데 선발 언제까지 넣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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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안 좋은데 선발로 넣는 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30)의 끝 모를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는 올해 외국인 타자에 모두 135만 달러(약 17억원)를 썼다. 처음 브라이언 오그레디(31)에게 총액 90만 달러(약 11억원) 계약을 안겼고, 오그레디를 방출하고는 윌리엄스에게 45만 달러(약 5억원)를 투자했다. 대체 외국인 타자라 쳐도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 올 시즌은 반드시 5강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또 1할 타자다. 윌리엄스는 19경기에서 타율 0.182(77타수 14안타), OPS 0.515, 2홈런, 8타점에 그쳤다. 방출된 오그레디가 22경기에서 타율 0.125(80타수 10안타), OPS 0.337, 무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비슷한 기회에서 오그레디보다는 나은 성적을 냈는데, 구단이 오그레디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타격을 기대하고 5억원을 더 쓰는 결단을 내렸을 리는 없다.
삼진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볼넷 수는 오그레디와 똑 닮아 있다. 오그레디는 삼진을 40차례나 당하는 동안 5볼넷에 그쳤는데, 윌리엄스는 28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1볼넷을 얻었다.
투수 출신인 최 감독은 윌리엄스를 지켜보다 답답한 나머지 야수 출신 지도자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윌리엄스가 적응할 기간을 얼마나 보장해 줘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였다.
최 감독은 "야수 출신 코치들, 또 선수들에게도 물어봤다. 과연 외국인 타자는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물었는데, 의견이 갈리더라. 과거 클리프 브룸바나 타이론 우즈와 같은 사례가 있지 않나. 2개월 이상 못 치다가 치는 경우도 있으니 길게 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중간에 들어온 선수는 그보다는 짧게 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또 중간에 온 선수라도 환경과 스트라이크존, 투수들의 생소함 등을 고려해 길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느 정도 기준을 세우려 해도 야수 출신들의 의견도 제각각이라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일단은 윌리엄스에게 꾸준히 타석에 줄 기회를 주고 있다. 계속 타석에 설 기회가 있어야 적응기도 의미가 있기 때문. 오그레디는 개막부터 함께해 2군에서 조정할 시간도 있었고, 오그레디가 안 풀리면 다른 선수를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못 친다고 교체할 수도 없다. 한화는 이미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다 썼다. 윌리엄스가 아무리 못해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니 최 감독이 기준을 세우기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안 좋은 선수를 타석에 마냥 내몰기만 할 수도 없는 법이다. 최 감독은 "타격 파트랑 논의했는데, 컨디션을 보고 일단 안 좋으면 선택적으로 선발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이야기했다. 좋으면 나가겠지만, 안 좋은데도 선발로 놓는 건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넣기 넣되 선택적으로 갈까 싶다. 윌리엄스가 언더핸드 유형에 헛스윙이 많아서 언더핸드 투수일 때 뺀다든지 그런 타격 파트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일단 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8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두산 우완 선발 곽빈을 공략하며 반등하길 기대했는데, 윌리엄스는 이날 3타수 3사진으로 침묵하며 고개를 숙였다. 삼진 3개 모두 곽빈에게 당했다. 1-2로 뒤진 2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게 가장 뼈아팠다.
결국 윌리엄스는 1-8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권광민과 교체되는 굴욕을 맛봤다. 상대 투수 이형범이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내보낼 정도로 흔들리고 있었는데도 윌리엄스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권광민은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이때 한 점을 뽑긴 했는데, 병살타를 친 선수보다도 기대치가 떨어지는 게 윌리엄스의 냉정한 현주소다.
최 감독은 윌리엄스를 처음 만난 날 NC 다이노스와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를 떠올렸다. 테임즈는 2015년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괴물 타자였다. 최 감독은 윌리엄스의 첫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테임즈보다 파워는 약하겠지만, 스윙 메커니즘이 비슷하다"고 평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윌리엄스가 테임즈가 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까. 한화도 윌리엄스도 하루하루 힘든 나날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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