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20번은 압도적 천재"→최초 UEFA 그랜드슬램 이끈 '현대판 베르캄프'…英천재 계보 선배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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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를 비롯해 '무관'으로 한 해를 마감할 위기에 놓였던 첼시가 레알 베티스(스페인)를 상대로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는 '막강 화력'을 앞세워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UECL) 정상을 차지했다.
2002년생 공격형 미드필더로 첼시 플레이메이킹을 전담하는 콜 파머(23)가 영양가 만점의 2도움을 수확,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현역 시절 첼시·리버풀 등에서 활약하며 '제2의 폴 게스코인'으로 불려 영국 축구천재 계보를 물려받은 조 콜은 "파머는 압도적 천재"라며 계승자 출현을 반겼다.
첼시는 29일(한국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브로츠와프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4-2025 UECL 결승에서 레알 베티스에 4-1로 역전승했다.
첼시의 UECL 첫 우승이다. 그간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두 차례(2011-2012, 2020-2021시즌), 유로파리그(UEL)에서 두 차례(2012-2013, 2018-2019시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첼시는 지난 시즌 EPL 6위 자격으로 처음 출전한 UECL에서 우승 기쁨을 맛봤다.
UECL은 UEFA 주관 클럽 대항전에서 UCL, UEL에 이은 3부 리그 격 대회다. 2021-2022시즌부터 열렸다.
이로써 첼시는 UEFA 그랜드슬램 대업을 완성했다. UEFA가 주관하는 5개 대회 트로피를 모두 수집한 역대 최초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UCL과 UEL, UECL에 더해 UCL 우승팀과 UEL 챔피언이 맞붙는 UEFA 슈퍼컵(1998, 2021년), 각국 컵 대회 우승팀이 맞붙는 '컵 위너스 컵'(1970-1971, 1997-1998시즌·현재 폐지)까지 모두 시상대 맨 위 칸에 오르는 역사를 쌓았다.
'에이스' 파머와 1골 1도움을 적립한 엔소 페르난데스가 반짝반짝 빛났다. 대역전극 선봉에 섰다.
전반 9분 만에 압데 에잘줄리에게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 슈팅을 허용해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첼시는 후반 20분부터 득점포를 몰아쳤다.
파머가 역전 드라마 기수로 나섰다.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센터서클에서 공을 쥔 파머는 줄 듯 말 듯 드리블을 이어 가다 직접 오른쪽 미드필드로 공을 몰고갔다. 이후 한 번 접어 방향을 바꾼 뒤 주발인 왼발로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파머 발을 떠난 공은 문전으로 쇄도하던 페르난데스 머리에 정확히 배달됐다. 페르난데스 헤더는 레알 베티스 골대 오른쪽 하단을 기민하게 찔러 스코어 1-1, 균형이 이뤄졌다.
끝이 아니었다. 3분 뒤엔 아크서클 부근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긴장시켰다.
그리고 후반 25분 기어이 소속팀에 동점을 안겼다. 파머는 오른쪽 골라인 근처에서 환상적인 턴으로 수비수를 떨쳐낸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기회를 엿보던 니콜라스 잭슨이 골대 앞으로 달려들면서 동료 패스를 가슴으로 밀어 넣어 역전 결승포를 기록했다.
공이 이른바 '죽어 있는' 상황이었다. 두 팀 선수단 모두 움직임을 멈춘 상황이었는데 파머는 순수 개인 기량으로 정적이던 풍경에 균열을 냈고 팀 역전을 돕는 천금 같은 크로스까지 완수해 에이스로서 위용을 뽐냈다.
185cm에 이르는 큰 키와 부드러운 볼터치, 번뜩이는 센스로 1990~2000년대 EPL을 호령한 데니스 베르캄프를 연상시키는 플레이였다.
첼시는 후반 38분 제이든 산초가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반대쪽 골대 구석을 찔러 승세를 거머쥐었다. 경기 종료 직전엔 페르난데스 패스에 이은 모이세스 카이세도 오른발 중거리슛이 터져 세 골 차로 달아났다.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윙어로 A매치 56경기 10골을 넣고 첼시와 리버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한 조 콜은 이날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파머는 완벽한 천재(absolute genius)"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말 천재적이다. 오늘밤 파머는 결승전을 장악했고 결국 우승을 일궈냈다"면서 "세계 축구계에서 파머처럼 뛸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UECL에서 첼시는 빅클럽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우승을 폄하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젊은 선수와 젊은 코치진이 함께 모여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것"이라며 차기 시즌 파머와 첼시의 동반 약진을 전망했다.
올 시즌 EPL 4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에 그쳐 명가 체면을 구긴 첼시는 2021년 UCL 우승 이후 4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첼시 지휘봉을 잡은 45살의 엔초 마레스카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팀을 우승으로 안내해 다음 시즌 전망을 환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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