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역사상 이런 '지휘자' 있었나…"PSG 슈퍼컵 우승 영웅, 박지성 뛰어넘었다"→유럽 축구계에 다시 퍼진 '센트럴 LEE'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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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발렌시아(스페인) 시절부터 고려하면 트로피만 벌써 9개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전력을 고려할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총 11번의 우승을 차지한 '해버지' 박지성의 아성을 올 시즌 뛰어넘을 게 유력하다.
프로 데뷔 7년째를 맞은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의 '트로피 수집력'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전현직 한국축구 해외파 가운데 단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선 패색이 짙던 팀에 추격 불씨를 단박에 안긴 환상적인 '중거리 만회골'로 높은 우승 지분까지 확보했다. 경기 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과 격한 포옹을 나눌 만큼 사실상 이날 MOM(경기 최우수선수)으로 꼽히기에 손색없는 경기력을 뽐냈다.
PSG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UEFA 슈퍼컵에서 정규 시간을 2-2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일축하고 정상에 올랐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68분이 흐를 때까지 엔리케 감독 표정은 서늘했다. 이날 PSG는 지난 시즌 쿼드러플(4관왕)을 달성한 팀답지 않게 답답한 리듬을 보였다.
공격 전개 세밀성이 평소와 견줘 크게 떨어졌다. 순수 주력으로 토트넘 뒤 공간을 두들기는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더불어 차근차근 상대 파이널 서드를 '쪼개가는' 플레이 역시 실종돼 상대 골문을 가르는 데 곤란을 겪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분. 토트넘 신임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달아나는 골을 허용한 뒤부터 엔리케 감독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졌다.
전환점을 '조커 이강인'이 마련했다. 후반 23분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대신해 피치를 밟은 이강인은 투입하자마자 날카로운 크로스로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맹활약 예고편이었다. 후반 35분엔 페널티 박스 4~5cm 밖에서 마티스 텔로부터 파울을 얻어내 기회 창출에 일조했다.
이강인 투입 이후 PSG 전방에 조금씩 활기가 돌았다. 결국 한국인 미드필더가 해냈다. 이강인은 영양가 만점의 만회골로 역전 우승 기점 노릇을 했다. 후반 40분 박스 밖 왼편에서 깔끔한 볼 터치로 발밑에 공을 둔 뒤 그야말로 빨랫줄 같은 왼발 중거리포를 뿌렸다. 이강인 발등에 제대로 얹힌 슈팅은 자로 잰 듯 토트넘 골문 오른쪽 하단을 그대로 찔렀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로테이션 멤버로 밀려난 이강인은 사실상 올 시즌 출발선인 슈퍼컵에서 엔리케 감독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PSG에서 3번째 시즌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이강인 추격골 이후 PSG 공격이 살아났다. 결국 스코어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곤살루 하무스가 환상적인 러닝 헤더로 동점골을 뽑아 승부를 '11m 러시안 룰렛'으로 끌고갔다.
승부차기에서도 이강인 존재감은 적지 않았다. 4번째 키커로 나서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완벽히 속이는 빼어난 왼발 킥 력을 자랑했다. 마지막 키커 누누 멘데스가 포효했다. PSG의 창단 첫 UEFA 슈퍼컵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부터 남다른 '유관력'을 자랑했다. 2018-2019시즌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 팀 우승에 일조해 트로피 수집가로서 첫발을 뗐다. PS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엔 아예 컬렉션을 차린 분위기다. 입성 첫해인 2023-2024시즌에만 프랑스 리그앙과 쿠프 드 프랑스(FA컵),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화룡점정을 찍었다. 리그앙과 쿠프 드 프랑스, 슈퍼컵을 2년 연속 제패한 데 이어 대망의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정상에 올라 팀이 쿼드러플 대업을 달성하는 데 한몫했다. 이번 시즌 첫걸음인 슈퍼컵에선 예의 눈부신 왼발 킥 력과 번뜩이는 창조성, 1대1 상황과 좁은 공간 안 가리고 발휘하는 빼어난 테크닉을 앞세워 PSG의 창단 첫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유럽 축구계가 잠시 한켠으로 미뤄둔 '이강인 재능'을 향한 찬사를 다시 이어 가는 양상이다. 포르투갈 'somosfanaticos'는 "이강인 교체 이후 PSG 팀 경기력이 180도 일변했다. 자타공인 슈퍼컵 우승의 영웅이었다"며 "파리 구단은 이강인의 결정적인 활약에 힘입어 끌려가던 경기 흐름을 빠르게 뒤집었다. 한국인 미드필더는 팀 공격 전개에 중추 역할을 수행했고 창의적인 플레이로 구축한 그의 존재감은 PSG 전방에 새로운 리듬을 불어넣었다"며 중원 지휘관으로서 역전승 시발점 노릇을 120% 완수한 이강인을 절찬했다.
프랑스 매체 'ParisTeam' 역시 "이강인은 중원에서 뛸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공을 간수하는 능력이 아주 빼어나다"며 "올 시즌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측면 윙어나 사이드 윙백으로 기용하기보다 피치 중앙에 배치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며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원숙한 기량을 뽐낸 PSG 등 번호 19의 활용법을 귀띔했다.
이른바 '센트럴(central·중앙) LEE' 이론이다. 2023년 가을, 당시 여러 프랑스 언론은 PSG에 갓 합류한 이강인에게 센트럴 LEE라는 애칭을 부여하며 측면 공격수보다 전진성과 창조성을 두루 지닌 미드필더로서 이강인의 재능을 더 높이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이 슈퍼컵에서 활약으로 다시 한 번 힘을 얻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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