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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지연혈연 빙상연맹에도 작동" 발언→국민 마녀사냥으로 기억됐던 '왕따 주행' 김보름, 은퇴 선언 "쉽지만은 않았다"

작성일: 2026.01.02 20:1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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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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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김보름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과거 논란이 됐던 '왕따 주행'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사건은 2018년 평창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7위를 기록하며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 티켓을 얻지 못했다.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막판에 나왔다.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던 김보름과 박지우가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노선영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앞으로 나갔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세 선수 사이의 간격은 눈에 띄게 벌어졌고, 팀추월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직후 김보름의 인터뷰 발언은 논란을 키웠다. 김보름은 “팀추월은 선두가 아니라 마지막 선수가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가 정해진다”며 “세 명이 함께 들어왔으면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결과의 원인을 특정 선수에게 돌리는 듯한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며 비판을 불러왔다.

중계진 역시 이 장면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SBS 중계를 맡은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선배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며 “마지막 선수가 기준이 되는 종목인 만큼, 앞선 선수가 기다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팀추월은 한 선수가 부족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도와주고 밀어주는 종목”이라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종목이라고 말하는데, 오늘은 그와는 다른 모습이 나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배성재 아나운서 또한 “팀추월에서 세 명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장면은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 최악의 모습이 연출됐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논란은 경기장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산됐다. 유시민은 당시 JTBC ‘썰전’에 출연해 “우리 사회에는 학연, 지연, 혈연 같은 비합리적 연고주의가 존재한다”며 “빙상연맹에서도 그런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대표적인 장면이 여자 팀추월 경기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생중계로 보면서도 너무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었다”며 “노선영 선수가 뒤처졌다면 그에 맞춰야 하는데, 팀 내 갈등이 그대로 국민들에게 노출됐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모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대회 기간 도중 국민 청원을 통한 퇴출 운동까지 일어났다. 당시 국민 관심이 컸던 만큼 인터넷에는 한 누리꾼이 "솔직히 김보름 청원 추천인 수 60만 명이 말이 되는가?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이 61만 명"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는 고의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이미 남은 상처는 깊었다. 김보름은 이후 동료 선수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2023년 일부 승소 판결을 통해 명예를 회복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했고, “빙판 위보다 빙판 밖이 더 무서웠다”는 말로 당시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보름은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다시 서며 세 번째 올림픽 레이스를 완주했고, 이후에도 국가대표로 경쟁을 이어갔다. 그러다 2026년을 앞두고 은퇴를 결정했다. 김보름은 개인 SNS를 통해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녀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며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다. 그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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