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차 주전 유격수가 만루에서 대타 교체, 오지환에게는 수모도 굴욕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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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오지환은 올해 개막전부터 한 경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3타수 무안타에서 7회 2사 1, 2루 기회가 찾아왔지만 벤치에서는 대타 이재원을 내보냈다. 이달 4일 키움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에 그치다 8회 2사 만루에 교체됐다. 의외의 결정이었다. 오지환에게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 그러나 정작 오지환은 염경엽 감독의 이 판단이 빠른 타격감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얘기했다.
오지환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렸다. 1회 3-0으로 달아나는 희생플라이에 이어 6회에는 무사 만루에서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LG는 오지환과 오스틴 딘, 문보경 중심 타순의 합작 9타점에 힘입어 SSG를 10-2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어느새 4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한때 0.059까지 떨어졌던 오지환의 시즌 타율은 0.294로 가파르게 올라왔다.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슬럼프로 시즌을 맞이한 선수로 보이지 않는다.
오지환은 "시즌 초에 타석에 많지 않았다. 타격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감독님과 코치님의 배려로 한 타석씩 빠졌던 게 나에게는 좋은 쪽으로 작용한 것 같다. 지금은 3연속 위닝 시리즈도 했고, 또 1위 팀(SSG)과 붙기 때문에 더 집중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얘기했다.
경기 중반 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오지환은 "개막 전에도 감독님이 (부진한 선수가 있다면)한 타석씩 아껴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게 나중을 봤을 때 더 좋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35타수 무안타보다 30타수 무안타가 5타수 차이지만 느낌 자체가 다르다. 그렇게 알고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에 (경기 중 교체에)오히려 감사했다. 안 좋은 걸 안고 계속 가는 것보다는. 교체됐을 때 바뀐 (이)재원이에게도 잘 쳐달라고 얘기했다. 그게 팀 퍼스트고, 그게 잘 되고 있는 이유 같다"고 말했다.
'최고령 주전 유격수'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매년 경쟁 아닌 경쟁을 한다는 느낌으로 준비한다. 우리 팀 아니어도 다른 팀에도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다. 거기 버금가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순발력 훈련이나 웨이트트레이닝 이런 쪽에서는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0일 경기에서도 까다로운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왔다. 오지환은 그러나 "항상 이미지를 그리고 있었어서 잘 된 것 같다. 오히려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을 때 안타가 나오면 그런 것들이 아쉽다. 1회 박성한 선수 타구(좌전안타) 때도 그랬고 내가 생각했던 그림대로 왔는데 못 잡았을 때의 잔상이 많이 남는다"며 안타를 내준 장면을 아쉬워했다.
36살 나이에도 "농담으로 8년은 더 해야한다고 한다"는 그의 말이 전부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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