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2000경기 아닙니다…KBO 역사에 36살 주전 유격수? 없었다, 그것도 신인처럼 뛰어다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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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유격수 오지환이 개인 통산 20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23번째, 현역으로는 6번째. KBO리그 역사가 길어지고 30대 후반까지 커리어를 이어가는 선수들이 많아진 지금은 그렇게 특별한 기록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장 오지환에 이어 두산 양의지(1979경기)와 KT 김상수(1921경기)도 올 시즌 안에 20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지환은 지금까지 KBO리그 역사에 없던 길을 개척하는 선수다. 그보다 먼저 20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선배 22명 중에 만으로 36살 나이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킨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역대 23번째라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는 없는,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다.
오지환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개인 통산 2000경기를 달성했다.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첫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7회 기습번트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득점까지 기록했다.
운동 능력이 필요한 주루 플레이마저도 여전히 전성기 같다. 오지환은 LG가 5-3으로 앞서던 7회 기습번트 내야안타 후 2루 도루, 그리고 과감한 홈 쇄도로 귀중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3루수 위치를 파악한 뒤 절묘하게 안타를 뽑아냈고, 바로 2루를 훔쳤다. 결정적인 장면은 1사 1, 3루에서 나왔다. 박동원의 땅볼이 전진수비를 펼친 2루수 한태양에게 향했다. 한태양이 빠르게 홈 송구를 뿌렸지만 오지환이 공보다 빨리 미끄러져 들어왔다. LG가 6-3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추가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오지환이 콘택트 플레이에서 좋은 스타트로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오지환의 득점 상황을 칭찬했다.
오지환은 "이런 기록이 있는 날, 많이 회자될 수 있는 날에 이겨서 다행이다. 사실 팀에 폐를 끼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겨서 다행이고, 아직 기록이 진행 중이라 한 경기 한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환에 앞서 20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선수 가운데 유격수로 가장 늦게까지 주전 자리를 지킨 이는 고(故) 김민재 전 롯데 코치다. 김민재 코치는 2008년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당시 그의 나이 35살이었다.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9년에는 2루수와 유격수를 겸했고, 2루수 비중이 더 컸다.
36살에도 여전히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은 "어렸을 때는 그냥 나가서 경기 뛰는 게 좋았다. 그러면서 눈치도 많이 봤다. 나 때문에 진 경기도 많았다"면서 "20대 후반부터 내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야구 못했던 시간이 생각난다. 그리고 두 번의 FA 계약을 한 팀에서만 했다는 책임감을 갖고 뛰고 있는데 어느새 고참이 됐더라"라며 커리어를 돌아봤다.
LG의 '암흑기'를 버텨내고 두 개의 우승 반지를 차지한 오지환은 그러나 아직도 배가 고프다. 그는 "한 다섯 번은 우승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목표고, 한 팀이 그렇게 몰아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5회 우승을 이룬다면)나중에 LG 트윈스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꿈을 꾸면서 야구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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