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내야수 박병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유라 기자]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큰 변화를 줬다.

장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팀 타순에 변화를 줬다. 그중에서도 부동의 자리처럼 여겨지던 박병호의 4번 타순에 칼을 댔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2번, 혹은 3번 타순으로 출장했다.

12일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도 박병호는 2번타자 겸 1루수로 나서 2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세 타석 모두 출루한 데다 1회 결승 홈런으로 자신의 임무를 100% 이상 해냈다. 경기 후 그는 농담 섞어 "테이블 세터 임무 잘하지 않았냐"고 웃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장 감독은 캠프를 떠나기 전부터 허문회 수석코치와 타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박병호와는 처음에 3번 타순으로 이야기하다가 2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겼다. 타점 능력이 좋은 박병호가 2번에 가면서 하위 타선인 8,9번 자리까지 출루를 우선으로 하게 돼 팀 라인업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병호는 이에 대해 "히어로즈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12일 경기 후 박병호는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이 결정권자인 만큼 선수가 맞추는 게 맞다고 봤다. 지금까지 히어로즈가 많은 변화를 줬는데 보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 좋은 일이고 좋은 건 따라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박병호는 이어 "2번이나 4번이나 큰 차이는 없다. 지금까지 2번으로 몇 경기 나서면서 두 가지 차이를 느꼈는데 1회에 타석에 무조건 온다는 것과 2번 타순의 타석 수가 더 많다는 점이다. 그런 변화에 맞춰서 체력 관리를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2번 타순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장 감독은 이날 경기를 4-1로 승리한 뒤 "시범경기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박병호는 2번 뿐 아니라 3번 타순에도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선수들 역시 다양한 타순, 포지션에서 테스트에 응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박병호의 열린 마음으로 키움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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