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형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2019년 1차 지명 신인 김대한(19)은 겨우내 속앓이를 했다. 투타 겸업 기대주로 주목을 받으면서 가는 곳마다 '투수 또는 타자 가운데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관심이 부담으로 느껴질 때쯤 훈련을 하다 외복사근을 다쳤다. 당연히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이름이 지워졌다. 입단 후 첫 시련이었다.
몸 상태는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김대한은 2월 중순 대만 2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시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대한이 대만에서 연습 경기에 나서기 시작하자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불렀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김대한은 주변의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생각과 다르게 마음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자 움츠러들었다. 김 감독은 그런 김대한을 그저 지켜봤다. 라이브 피칭 타석에서 잔뜩 얼어붙어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고 물러나도 지적하지 않았다. 감독은 물론 코치진도 어린 선수가 혼란스럽지 않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지 않았다.
김대한은 "많은 기대를 받았다. 어느 정도 중간만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안 됐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시선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말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은 뒤 "미야자키에는 하나라도 더 배워가자는 생각으로 왔다. 선배들 운동하시는 것만 봐도 많이 도움이 된다. 선배들께서 잘 챙겨주셔서 적응을 조금 더 빨리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김대한은 이정후(21, 키움)와 강백호(20, KT)를 떠올렸다. 새삼 두 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첫 고졸 신인 전 경기 출장(144경기)을 달성했고 리그 신인 최다 안타(179개), 고졸 신인 최다 득점(111점)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강백호는 지난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신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에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더니 29홈런으로 고졸 신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김대한은 "(이)정후 형이랑 (강)백호 형이 정말 잘한 거였다. 형들이 하는 걸 보면서 솔직히 '이렇게 바로 잘할 수 있구나' 조금은 희망이 생겼었다. 막상 부딪혀보니까 형들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휘문고 선배 이정후는 김대한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 힘이 되는 말들을 해줬다. 김대한은 "정후 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잘 챙겨주셨다. 연락도 자주 한다. 늘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다치지 말고 잘하라고, 하면 되니까 열심히 하라고 자주 이야기해 주신다"고 말했다.
대만 캠프에서는 룸메이트 박치국(21)이 큰 힘이 됐다. 김대한은 "치국이 형 한테 힘든 것들 이야기를 하면 먹을 것들을 엄청 사주셨다. 정말 잘 챙겨 주셔서 감사했다"고 이야기했다.
김대한은 지난 2개월 동안 정말 많은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옆구리를) 다쳤을 때 내가 준비가 덜 됐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 캠프를 지내면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 건지 배웠다. 올해는 시즌을 치르면서도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올해는 하나라도 제대로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김대한이 언제까지 움츠러들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범경기 때 교체 선수로 꾸준히 기회를 주며 부담감을 어떻게 떨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대한은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 경기에 교체 출전해 2타수 1안타 1사사구를 기록했다. 김대한은 첫 안타를 3루타로 장식하며 그동안 품고 있던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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