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 포스터 및 스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신년을 앞둔 2019의 마지막까지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나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자체 선정한 '올해의 영화' 리스트를 공개하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그가 공개한 2019년에 좋았던 영화 18편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아이리쉬맨', '결혼 이야기', '작은 아씨들', '아틀란틱스', '페어웰' 등 올해 화제작들이 포함됐다. 아내 미셸 오바마와 직접 출연까지 한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 인디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짐 자무시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기생충'을 자신의 2019 최고 영화로 꼽았다. 그는 워커아트센터와 인터뷰에서 올해의 키워드를 꼽으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굉장한 히트"라고 언급했다. 짐 자무쉬 감독은 "몇 년 전만 해도 '아시아 익스트림'이라고 언급되었던 것이 이제는 주류가 됐다"면서 "(빌리 아일리시처럼) 때로는 독특한 것이 요구되고 또 대중 문화가 이를 수용할 때가 있다. '기생충'은 피가 튀는, 사회적으로 맞부딪치는 신선한 숨결과도 같다"고 호평했다.

▲ 영화 '기생충' 포스터 및 스틸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국내에서 1000만 흥행에 이어 지난 10월 북미에 상륙한 '기생충'은 연일 화제를 모으며 내년 2월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양극화의 시대, 부자와 빈자의 극명한 대립을 통해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풀어낸 '기생충'은 이미 아카데미영화상의 전초전 격인 각종 비평가협회상을 휩쓸며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를 능가하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더 주목할만한 건 '기생충'이 평론가만을 사로잡은 아트영화를 넘은 히트영화가 됐다는 점이다. '기생충'은 북미에서 2달 넘게 상영되며 지난 28일까지 북미 흥행수입 2200만 달러를 넘겨 꾸준히 흥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영화 역대 북미흥행수입 1위인 '디 워'의 1097만 달러를 가볍게 넘긴 결과고,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영화 중 최고 성적이다. 2010년대를 통틀어서도 '사랑해 매기'(2013, 4440만 달러)에 이어 비영어영화 2위에 해당한다.

스페인어 영화인 '사랑해 매기'나 '로마'와 비교하면 한국어로 만들어진 '기생충'은 변방 중의 변방 출신 영화라 할 만하다. 이런 '기생충'이 비영어 영화에게 유독 가혹한 북미 관객에게 통했다는 점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년과 함께 할리우드의 시상식 시즌이 본격 막을 올린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은 물론이고 작품상, 감독상 등의 후보로도 강력하게 거론되는 '기생충'이 과연 북미에서도 새 역사를 쓸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기생충'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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