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조남진(24·부산 팀 매드)은 빙긋 웃었다. 지난달 9일 '로드FC 26'에서 송민종에게 연장 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판정으로 져 플라이급 타이틀을 빼앗겼지만, 아쉬움을 금방 떨친 것처럼 보였다.

그는 지난 5일 부산 팀 매드에서 스파링 훈련을 마치고 가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약이 됐다. 급한 마음을 먹지 않기로 했다. 이전처럼 즐기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송민종에게 3라운드는 졌지만, 1·2라운드는 이긴 줄 알았다. 그런데 심판들의 눈은 달랐다. 연장 라운드는 확실히 밀렸다"는 조남진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에 자신 있었다. 초반부터 확실히 압도해야 한다는 생각에 밀어붙였는데, 완급 조절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뒤돌아보며 미소를 띠었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조남진은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마지막 주인공은 나다. 천천히 갈 것이다. 조금씩 계속 발전하겠다"며 "모두가 알겠지만, 내 꿈은 다시 로드FC 타이틀을 따내는 것이다. 송민종과 3차전을 기다리겠다. 로드FC에서 잡아 주는 대로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벨트는 어차피 내 것이다. 길게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조남진은 다음 달 31일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대표, 다카다 노부히코 총괄본부장 등 프라이드 관계자들이 다시 뭉쳐 만든 일본 단체 '라이징FF(Rizin Fighting Federation)'의 연말 이벤트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 로드FC 대표 자격으로, 일본 딥(DEEP) 플라이급 챔피언 모토야 유키(26·일본)와 맞붙는다.

모토야는 통산 전적 15승 4패로, 최근 7연승을 달리는 일본 최강자다. 조남진은 "이런 선수가 있는지 솔직히 몰랐다. 지난주 출전 요청을 수락하고 자료를 찾아봤다. 이마나리 마사카즈, 마에도 요시로 등 강자들에게 이겼더라. 경기 영상도 봤는데,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선수가 아닐까 평가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전력으로 맞부딪혀 확실히 이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일전에서 밀릴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난 한국 대표다. 우리나라 종합격투기 자존심을 위해 싸우겠다. 모토야 역시 그런 마음으로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본다. 꽤 팽팽하고 전쟁 같은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남진은 송민종 전에서 1,500만 원의 파이트머니를 받았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프로 파이터의 자존감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로드FC 정문홍 대표께 감사를 드린다.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프로 선수의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는 조남진은 "최근 차를 샀다. (통합 챔피언이 됐다면) 더 좋은 차를 사고 싶었지만…. 겨울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자주 감기에 걸렸다. 이젠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내게 주는 큰 선물이었다"며 뿌듯해 했다.

조남진은 외모의 변신을 꾀했다. 일명 '독고탁 머리'에서, 최근 완전히 삭발했고 수염을 더 덥수룩하게 길렀다. 인상이 꽤 강렬해졌다. "예전엔 애매했다. 지금은 더 프로다운 외모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머리를 밀고 처음엔 우울했지만, 완전히 적응했다. 주위에서 모두 잘 어울린다고 한다"며 웃었다.

팬들은 삭발한 조남진이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조남진은 "이 스타일을 죽을 때까지 유지하겠다"면서 "실력도 '마이티 마우스'처럼 되도록 노력하겠다. 내 파이터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지켜봐 달라"는 각오를 나타냈다.

■ 라이징FF 1일차(12월 29일)

[체급 조율 중] 사쿠라바 가즈시 vs 아오키 신야
[헤비급] 고사카 츠요시 vs 미정
[라이트헤비급] 브루노 카펠로자 vs 미정

■ 라이징FF 2일차(12월 31일)

[헤비급] 예멜리야넨코 표도르 vs 미정
[143파운드 계약] 다카야 히로유키 vs DJ 다이키
[159파운드 계약] 앤디 사워 vs 나가시마 유이치로
[플라이급] 조남진 vs 모토야 유키
[여성부] 레나 vs 즐레아나 발렌티노
[여성부] 가비 가르시아 vs 세이니 드론
[헤비급] 카이도 후벨슨 vs 미정

[사진] 정성욱 랭크5 기자 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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