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모(45, 미국)는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33 메인이벤트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최홍만(36)을 1라운드 4분 6초에 쓰러뜨린 뒤 이렇게 말했다.
최홍만과 마이티 모는 K-1 시절 두 차례 만나 1승 1패씩 나눠 가졌다. 2007년 3월 첫 대결에선 마이티 모가 2라운드에 KO로 이겼고, 6개월 뒤 서울 대회에선 최홍만이 판정승했다.
9년여 만에 재대결은 일방적으로 끝났다. 최홍만은 경기 초반 마이티 모의 펀치를 두어 대 맞자 잔뜩 위축됐다. 뒷걸음질 치다가 마이티 모가 휘두른 오버 핸드 라이트 훅에 턱이 흔들려 풀썩 주저앉았다. 2007년 첫 만남 꼴로 경기가 끝났다.
최홍만은 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2005년 K-1 서울 토너먼트에서 우승으로 성공 시대를 알렸다. 218cm에 이르는 큰 키로 케이지를 주름잡았다. 게리 굿리지, 밥 샙, 세미 슐츠 등 강자들을 꺾었다. 이름값이 올라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등 스타들과도 붙었다. 2007년 당대 최강자였던 예밀리아넨코 표도르에게 졌지만 대등하게 싸웠다. 2008년엔 미르코 크로캅과 겨뤘다.
그런데 2008년 6월 뇌종양 수술로 케이지를 떠났다. 2015년 다시 돌아온 파이터 최홍만은 낯설었다. 근육은 예전 같지 않았고 몸놀림은 눈에 띄게 굼떠졌다. 그해 7월 일본에서 열린 로드FC 대회에서 카를로스 도요타에게 1라운드 1분 29초 만에 KO패 했다. 루오첸하오, 아오르꺼러를 가까스로 꺾고 결승전에 올랐으나 마이티 모의 강펀치에는 맥을 못 췄다.
마이티 모는 "내 몸 상태가 이번 경기에서 일생에서 가장 좋았다. 최홍만은 내가 몸 상태가 좋을 때, 그렇지 않을 때 모두 겪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몸 상태가 좋은 나를 보고) 유독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최홍만은 특별하게 큰 선수라 몸통을 두드린 뒤 공략하는 전략을 들고 왔다. 마지막 펀치는 준비했던 무기다. 몸을 비틀어 최홍만을 속이고 오른손 주먹을 날리려고 계획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티 모는 8강에서 최무배를 시작으로 4강에서 명현만에 이어 이날 결승에서 최홍만을 꺾고 로드FC 무제한급 초대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훈련을 많이 했다. KO로 이겨서 매우 기쁘다. 챔피언에 오를 기회를 준 로드FC와 팬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이제 챔피언으로서 무제한급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야 한다. 정문홍 로드FC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티 모가 아이가 열 명이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대전료를 올려 달라고 하더라. 도전자로 (상대적으로) 몸값이 싼 선수를 골라야 하나"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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