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광우(왼쪽)와 타이스 덜 호스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오늘(28일)은 잠 잘 잤으면 좋겠다(웃음)."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이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삼성화재는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클래식 매치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14-25, 25-18)로 이기며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현대캐피탈과 라이벌전에서 올 시즌 첫 승을 챙겨 더 의미가 있었다.

경기 전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해 근심이 가득했다. 설상가상으로 라이트 박철우가 A형 독감으로 경기장에 오지 못했다. 임 감독은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경기 전 마음가짐이 중요하니까 자신 있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잠이 잘 안 온다. 생각이 많아서 오히려 악수를 두는 거 같아 생각을 비우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어떻게든 흐름을 끊어야 했다. 유광우는 "타이스가 뚫리기 시작하면 싸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타이스가 잘해 줬고, 성공률이 좋아서 많이 공을 올렸다. 지금은 누가 많이 때리고 적게 때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에이스와 선참들이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타이스는 36득점 공격 성공률 61.54%로 맹활약했다.

임 감독은 연패하는 동안 훈련으로 길을 찾았다. 유광우는 "수염을 깎을 정신이 없었다"는 말로 훈련 강도를 짐작하게 했다. 타이스는 친구들과 가족이 한국에 온 만큼 함께할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감독님이 정한 일정에 따라 달라질 거 같다"고 말해 인터뷰실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 임도헌 감독(왼쪽)과 유광우 ⓒ 곽혜미 기자
삼성화재 선수들은 연패하는 동안 삼성 트레이닝 센터(STC)에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유광우는 "외박을 못 나간 지 2주는 더 된 거 같다. 저희 집은 STC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 이겨야 저희도 감독님께 (외박을) 이야기할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임도헌 감독은 "선수들이 요즘 집에 간 적이 없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훈련을 정말 많이 했는데 다들 안 지쳐서 고마웠다"고 했다.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괴롭혔다. 유광우는 "많은 분들이 예전의 삼성화재를 생각해서 '연패 안 하는 팀, 5세트 가면 무조건 이기는 팀'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힘들었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지면 안 된다는 강박감이 있다"고 고백했다.

땀은 곧 자신감으로 돌아온다고 믿었다. 유광우는 "연습한 걸 경기에 쓰려고 하는데 선수들이 계속 지니까 자신감이 없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자신 있게 하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날 거 같다"며 선수들이 땀을 믿고 코트에서 뛰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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