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동부 프로미 윤호영 ⓒ KBL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현 기자] 주전 스몰포워드가 쓰러졌다. 윤호영(32, 원주 동부 프로미)이 갈비뼈 부상으로 최단 4주 코트를 비운다.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위기가 곧 기회였던 적은 수없이 많다. '윤호영 이탈'도 벤치진 깊이가 얕은 동부에 전화위복 계기가 될 수 있다.

윤호영은 지난 25일 창원 LG전에서 2~3번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7일 울산 모비스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니나 3~4주 정도는 쉬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상 회복 뒤 경기 체력·감각이 올라오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최소 4주 이상 공백이 예상된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8점 4.3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성적이 예년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 그러나 2점슛 성공률 60.2%에서 보듯 확률 높은 중거리 슛을 갖췄다. 외곽 라인 안에서 순간적으로 림 어택을 시도하는 민첩성을 지녀 동부 빅맨진의 'A패스'를 착실히 점수로 연결할 줄 안다.

윤호영의 존재감은 수비에서 더 빛을 발한다. 동부 부동의 스몰포워드로서 좌우 코너·45도를 빈틈없이 지킨다. 키 197cm로 2차 저지선 노릇까지 수행할 수 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도 일품이다. 평균 수비 리바운드 3.2개를 챙기고 있다. 동부가 팀 리바운드 1위를 달리는 데 한몫했다. 상대 팀에 풋백 득점 기회를 쉽게 내주지 않을 뿐 아니라 팀 수비 마침표를 찍은 뒤 곧바로 빌드 업이 가능해 장점이 많다.

27일 울산 모비스전은 '윤호영 없는 동부'가 어느 정도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지 시험 무대였다. 썩 만족스럽지 못한 내용이 나왔다. 열하루 새 6경기나 치르는 쉽지 않은 일정 탓도 있었으나 야투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다. 34%에도 미치지 못했다. 로드 벤슨-웬델 맥키네스가 찰스 로드의 콘테스트에 고전할 때 미드 레인지에서 팀 공격을 풀어 줄 수 있는 윤호영의 점프 슛이 떠올랐다.

장기인 팀 리바운드에서도 42-42로 앞서지 못했다. 동부가 높이 싸움에서 버거워하는 흔치 않은 장면이 여럿 잡혔다. 함지훈, 정성호에게 각각 공격 리바운드 4개씩 뺏기는 등 모비스에 13번이나 '두 번째 기회'를 허용했다. 후반에는 함지훈, 네이트 밀러에게 연이어 코트 정면이 뚫렸다. 모비스 가드진이 좌우 45도로 이동하거나 스위치를 시도해 공간을 넓힐 때 그 자리를 메우는 영리한 수비수가 필요했다. 여러모로 윤호영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김영만 감독은 윤호영 대신 새로운 선택지로 김창모와 이지운, 서민수를 내세웠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대안으로 나선 3인은 27일 경기서 4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합작하는 데 그쳤다. 필드 골은 단 1개였다. 팀 내 주 공격수가 막힐 때 엘보 지역이나 엔드라인을 두들겨 수비 밸런스를 흐트리는 움직임도 미비했다.

베스트 5는 경쟁력이 높다. 허웅-두경민으로 이뤄진 백코트진은 깔끔한 돌파와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김주성과 윤호영,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지키는 프런트 코트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높이와 노련미, 농구 지능 등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을 다툰다. 그러나 주전 5인과 벤치진 사이 기량 차가 다소 크다.

경기당 13분 이상 코트를 밟는 백업 선수는 박지현, 최성모 밖에 없다. 서른여덟 살 김주성이 24분 20초를 책임지고 있고 1984년생인 윤호영, 벤슨은 30분 안팎 동안 코트를 누빈다. 주축 선수 나이대가 낮지 않은데도 의존도가 높다. 윤호영의 부상을 계기로 백업 선수들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허락해 기량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 동부는 플레이오프 진출 그 이상을 노리는 팀이다. 진지한 대권 후보로 올라서기 위해서도 벤치 전력 강화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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