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온도 차가 컸던 V리그 여자부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각 팀의 성적을 학점으로 나눈다면 어떻게 될까?

25일 한국도로공사가 KGC 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2로 이긴 경기를 끝으로 2016~2017 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3라운드가 끝났다. 일방적인 독주는 없지만 상위권과 하위권이 확실하게 갈렸다. 흥국생명, 현대건설, IBK 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3위까지 형성했고 그 뒤를 KGC 인삼공사가 추격하고 있다. GS 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는 부진 속에 하위권에 처져 있다. V리그 여자부 6개 팀의 전반기 성적을 학점으로 나눠 봤다.

▲ 흥국생명 ⓒ KOVO
A+ : 흥국생명, 9년 만의 정규 리그 우승 도전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팀이다. 타비 러브, 이재영 쌍포가 연일 상대편 코트에 스파이크를 내리꽂고 있다. 러브는 375득점으로 득점 4위, 이재영은 249득점으로 득점 6위를 달리고 있다. 이재영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 득점 1위다.

센터진에서는 김수지와 김나희가 준수한 활약으로 러브, 이재영을 지원하고 있다. 세터 조송화도 지난 시즌에 비해 안정적인 토스로 공격수들을 받치고 있다. 여기에 박미희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흥국생명의 선두를 이끌고 있다.

흥국생명은 2007~2008 시즌을 끝으로 정규 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흥국생명은 9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 KGC 인삼공사 ⓒ 곽혜미 기자
A : 서남원 매직, KGC 인삼공사의 돌풍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선두권 팀이 아닌 4위의 KGC 인삼공사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독보적인 꼴찌였다. 인삼공사가 지난 시즌 거둔 승 수는 7승, 시즌 절반이 지난 현재 거둔 승수도 7승이다. 이미 지난 시즌 승 수를 모두 채웠다.

서남원 감독 부임 후 팀이 180도 바뀌었다. 서 감독은 팀에 깊게 자리 잡힌 패배 의식을 걷어 내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었다. 서 감독은 기존의 김해란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웜업존에서 선수 생활 대부분을 보낸 최수빈을 주전으로 기용했고 세터 한수지를 센터로 기용하는 포지션 파괴를 시도했다. 이는 적중했다. 한수지는 간간이 라이트로도 뛰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백업이던 이재은이 주전 세터로 발돋움했고 장영은도 부진을 털어 내고 활약하고 있다. 사만다 미들본을 대신해 합류한 알레나 버그스마는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거듭났다. 알레나는 441득점으로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 현대건설 ⓒ 곽혜미 기자
B+ :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수 이탈없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현대건설은 시즌 초반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금세 전열을 정비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6연승을 달리고 있으며 3라운드 5경기를 모두 이겼다.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주포 양효진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양효진은 어깨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양철호 감독은 "양효진이 어깨 통증으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은 기니 당장 무리하는 것보다는 재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연주는 세트스코어 1-3으로 진 지난달 20일 흥국생명전에 세터 이다영이 라이트로 투입될 정도로 부진했던 적이 있다. 최근 경기력이 올라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분위기를 시즌 막판까지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 IBK 기업은행 ⓒ 한희재 기자
C : 널 뛰는 경기력, IBK 기업은행

지난 시즌 현대건설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IBK 기업은행은 우승 후보로 꼽혔다. 기대치가 높은 팀이다. 이번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정반대였다.

3위로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있긴 하지만 경기력이 널을 뛰었다. 개막전에서 도로공사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지만 이후 4연승을 달리며 우승 후보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력이 떨어졌고 최근 4연패다.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4연패 기간 기업은행 선수들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 15일 인삼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한 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걱정이다. 발 한번 떼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체력 문제를 극복해 현대건설전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 경기에서도 세트스코어 0-3으로 져 4연패에 빠졌다. 기업은행은 인삼공사에 승점 5점 차이로 쫓기고 있다.

▲ GS 칼텍스 ⓒ 곽혜미 기자
C : 올해도 봄 배구 실패? GS 칼텍스

이번 시즌에도 GS 칼텍스의 봄 배구를 볼 수 없을까? GS 칼텍스는 3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5위에 머물고 있다. 최하위 도로공사와 승점 차이는 1점으로 5위에 머물고 있다 얼마든지 최하위로 내려갈 수 있다.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GS 칼텍스다. 후반기 반전에 실패한다면 올해도 팬들에게 봄 배구를 보여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주전 세터 이나연의 부상 공백이 크다.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친 이나연은 지난달 말부터 출전하지 못했고 그의 공백은 공격수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나연이 뛴 1라운드에서 70점을 올린 이소영은 3라운드 50득점에 그쳤다. 주전 세터가 빠지자 팀 전력도 전체적으로 떨어졌고 이선구 감독은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진 뒤 자진 사퇴했다. GS 칼텍스는 차상현 신임 감독을 내세워 후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 한국도로공사 ⓒ KOVO
D : 성적 부진에 내홍설까지…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는 성적과 '팬심' 모두 놓쳤다. 도로공사는 4승 11패 승점 13점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FA 시장에서 배유나를 영입하는 등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고 외국인 선수 레즐리 시크라의 부상으로 영입한 케네디 브라이언이 기량 미달로 중도 하차했다.

여기에 '왕따' 논란까지 겹쳤다. 선수들의 득점 세리머니 때 브라이언이 겉도는 장면이 보였다. 팬들은 국내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브라이언을 따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도로공사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흥국생명전 0-3 패배 후 이례적으로 논란의 당사자인 이효희, 정대영, 배유나, 브라이언이 모두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연패가 거듭됐고 브라이언은 퇴출됐다. 도로공사는 11일 기업은행에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며 연패를 끊었고 새 외국인 선수 힐러리 헐리가 합류해 팀 재편에 나섰다. 도로공사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인삼공사전에서 이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후반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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