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다음 달 5일 3년 6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전을 펼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3년 6개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조제 알도는 여전히 챔피언 자리에 앉아 있지만, 2015년 12월 코너 맥그리거에게 13초 만에 KO로 져 큰 상처를 안았다.

맥스 할로웨이는 데니스 버뮤데즈와 맥그리거에게 연패했다가 10연승을 달리고 페더급 잠정 챔피언이 됐다.

최두호, 야이르 로드리게스, 브라이언 오르테가, 머사드 벡틱 등 20대 중반의 신진 세력이 강해졌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29, 코리안 좀비 MMA/㈜로러스 엔터프라이즈)은 2013년 8월 알도와 타이틀전을 가진 뒤 어깨 부상을 치료하고 지난해 10월까지 사회 복무 요원으로 일했다.

그 사이 UFC 페더급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다음 달 5일(이하 한국 시간) 코리안 좀비가 드디어 돌아온다. 정찬성은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9위 버뮤데즈를 상대로 복귀전을 펼친다.

여러 베팅 사이트에선 정찬성이 언더독(도박사들에게 승률이 낮다고 평가받는 선수)이다.

그러나 그의 훈련을 지켜본 전찬열 코리안 탑팀 대표는 "정찬성은 기술이 최정점에 올라 있다. 레슬링 방어도 좋아졌다. 팔 길이도 버뮤데즈보다 훨씬 길어 타격전에선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찬성도 긍정적인 변화를 느낀다. 지난 26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공백기에) 기술 위주로 훈련해 와서 (전 대표가) 그렇게 평가해 주시는 것 같다"며 겸손해하고 "지금은 마지막 경기 때보다 몸의 근육 양이 많아진 느낌이다. 상대 버뮤데즈가 레슬러라서 그래플링 쪽으로 많이 훈련했다. 근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경기 감각이다. 전찬열 대표도 "오랜만에 받는 스포트라이트와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앞에서 원래 경기력이 바로 나올지 궁금하다"고 했다.

긴 공백기로 잃어버린 실전 감각과 저하된 실력을 '링 러스트(Ring rust)'라고 부른다. 러스트(rust)는 '녹' 또는 '녹슬다, 부식하다'라는 뜻이다.

링 러스트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지난해 12월 UFC 207에서 아만다 누네스에게 48초 만에 TKO패 한 론다 로우지다. 1년 1개월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정찬성은 링 러스트를 믿지 않는다. 갖은 부상에 약 4년 동안 1경기밖에 뛰지 못하다가 지난해 1월 TJ 딜라쇼를 꺾고 다시 밴텀급 왕좌에 앉았던 도미닉 크루즈의 말을 굳게 믿는다.

정찬성은 28일 인스타그램에 크루즈가 UFC 207에서 코디 가브란트에게 지고 기자회견에서 한 말 "링 러스트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을 자막으로 입힌 사진을 올리고, 사진 설명란에 "링 러스트, 그것은 허구"라고 썼다.

정찬성이 조정 경기(tune-up match)를 거치지 않고 랭커와 싸우는 것도 이러한 자신감 때문이다.

정찬성은 공백기가 있었지만, 머지않아 타이틀 전선에 뛰어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버뮤데즈를 잡고 한 번 더 이기면,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9위 버뮤데즈 다음, 타이틀 도전권과 가까운 상위 랭커와 대결을 하겠다는 뜻이다.

체력도 걱정하지 않는다. "무조건 이기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기기만 하면 분명히 재미있는 경기는 될 것"이라며 "5라운드 판정까지 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찬성은 25분 동안 싸운 경험은 없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4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정찬성은 다음 달 1일 현지 적응 훈련을 한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경기가 열리는 텍사스 휴스턴으로 이동한다. 남은 3일 동안 약 5kg을 감량한다.

정찬성이 출전하는 UFC 파이트 나이트 104는 다음 달 5일 낮 12시에 SPOTV에서 생중계한다. 여성 스트로급 알렉사 그라소와 펠릭스 헤릭이 코메인이벤트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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