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취재 신원철 기자, 영상 김소라 PD] 지난해 11월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3월 열릴 제4회 대회를 끝으로 폐지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대회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추가 보도는 없는 상태로, 결정된 내용 역시 없다.

한국은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일본과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3-5로 졌지만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야구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대회가 끝나고 WBC 준우승의 경제적 효과로 약 8,395억 원의 가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박영옥 체육과학연구원 박사, 김도균 경희대 교수).

그러나 이 가운데 6,367억 원은 '국가 이미지 제고'라는 무형의 가치였다. 결선 개최지인 미국에서 WBC에 대한 관심이 미지근한 만큼 이런 경제 효과에 대한 분석은 공허하게 느껴진다. 미국에서 WBC 폐지설이 제기된 것은 정작 '경제적 이익이 없어서'다. 이와 관련해 WBCI(조직위원회)는 논평하지 않았다.

▲ ⓒ 스포티비뉴스
대회 관련 매출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오해일지 모른다. 조직위원회는 대회 매출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간접 증거는 있다. 최근 일본 '주간 베이스볼'은 조직위로부터 WBC 수익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도했다. WBC의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다. WBC의 목적인 야구 시장의 확대와 수익 증대 가운데 전자에 중점을 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13년 제3회 대회가 끝난 뒤 1,000만 달러가 IBAF(국제야구연맹, 2013년 4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으로 통합)에 돌아갔다. '주간 베이스볼'은 "2013년 대회까지 IBAF에 돌아간 돈이 2,300만 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독일, 네덜란드 등에 야구장 시설을 짓는 데 쓰였다. 지난 대회 수익에서 1,000만 달러를 야구의 세계화에 쓸 수 있었다는 것은 곧 WBC가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후원 기업은 매회 늘어났다. 2006년 26개 사에서 2009년 56개 사로 2배 이상 늘었고, 2013년 대회는 66개 회사가 후원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3회 대회의 라이선스 상품 매출이 2회 대회보다 약 10% 증가했고, 총관중 수도 88만 5,212명으로 직전 대회보다 10% 늘었다며 대회의 성장을 홍보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2013년 대회에서 미국이 4강 진출에 실패한 뒤 "미국에서 WBC는(메이저리그 시즌 프리뷰나 스프링캠프 소식의) 틈새 프로그램에 불과하다. 2013년 대회부터는 'ESPN'이 아닌 MLB 네트워크에서 방송하면서 시청 범위는 더 줄었다"면서도 "미국에서 시청자를 늘리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세계적으로는 시청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척스카이돔이 생기면서 한국이 새로운 WBC 개최지가 된 것 역시 의미 있는 변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