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고은 ⓒ KOVO

[스포티비뉴스=화성, 조영준 기자] "(김)사니 언니가 부상으로 빠진 경기에 제가 들어갔지만 세 번을 졌어요.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켜져서 제가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들어가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IBK기업은행이 '굴러온 복덩이'들의 맹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세터 이고은(22)과 날개 공격수 김미연(24)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들은 최은지(25) 전새얀(21)과 2:2 트레이드로 둥지를 옮겼다.

레프트 보조 공격수인 김미연은 IBK기업은행에서 선발로 출전할 기회가 잦았다. 이와 비교해 세터 이고은은 벤치를 지킬 때가 많았다. IBK기업은행은 한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세터 감사니(36)가 버티고 있었다. 올 시즌 김사니의 백업 세터로 대기하고 있었던 이고은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김사니가 부상과 개인 사정으로 코트를 잠시 비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IBK기업은행은 4연패 하며 위기에 몰렸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팀 창단 이후 최고의 위기인 것 같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김사니가 공백은 매우 컸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26) 박정아(24) 등 걸출한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조율하는 김사니가 없자 팀은 흔들렸다.

이 상황에서 가장 힘들어했던 이는 젊은 세터 이고은이었다. 대구여고 출신인 그는 2013~2014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3년 동안 도로공사에 뛴 이고은은 강팀인 IBK기업은행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펼쳤다.

이고은은 지난해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힘들었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때(연패했을 때)를 되새기면서 극복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연패했을 때와 비교해 이고은은 한층 성장했다. 그는 삼각편대인 매디슨 리쉘(26)-박정아-김희진을 고르게 활용하면서 흥국생명의 블로킹과 수비를 흔들었다. 이고은의 토스가 안정감을 찾은 IBK기업은행의 전력은 탄탄했다. 선수들에 대한 칭찬에 냉정한 이 감독도 "경기 집중력과 분위기 싸움에서 선수들이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번 경기 리듬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 IBK기업은행 선수들 ⓒ KOVO

이고은은 IBK기업은행의 전력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도로공사에서 함께 이적한 김미연은 한걸음 앞서 팀에 적응했다. 이고은의 소임은 김사니가 없을 때 선수들을 지휘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2% 부족했던 이고은의 활약은 올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 감독은 "(이)고은이는 양쪽 날개 사이드 공격수보다 김희진과 호흡에 어려움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김)희진와의 호흡도 많이 맞춰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희진은 중앙에서 다양한 공격을 펼친다. 이런 김희진의 '일곱빛깔 무지개 공격'을 살리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고은은 "제가 아직 미들 블로커 활용을 많이 하지 못한다"며 "영상으로 상대 블로커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중앙의 점유율을 높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고은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한층 자연스러워진 IBK기업은행은 5라운드에서 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승점 45점을 얻은 IBK기업은행은 선두 흥국생명(49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고은은 정규 리그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남은 경기 하나하나 잘해서 팀이 정규 리그 우승을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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