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쿠바 선수들은 한결 가벼운 몸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의 원투펀치로 꼽히는 양현종을 상대로 날카로운 타구를 여럿 날렸다. 3번 타자 프레드리치 세페다, 4번 타자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는 김인식 감독도 경계하는 선수였는데, 두 선수는 26일 3안타 2볼넷 2타점을 합작했다.
마운드 역시 더 탄탄했다. 선발 블라디미르 바노스는 가장 빠른 공이 140km에 그쳤지만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커터였다. 커터와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등 움직임이 있는 공을 주로 던지는 투수였다. 한국은 바노스를 상대로 4⅔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1득점했다. 두 번째 투수 리반 모이넬로는 직구 구속이 144km 중반까지 나왔다. 4번째 투수 미겔 라에라는 그보다 더 147km를 찍었다. 슬라이더 최고 구속이 135km였다.한국은 다음 달 6일 이스라엘전에 앞서 투수와 야수 모두 다치지 않고 컨디션을 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타자들은 실전 경험을 충실히 쌓는 중이다. 평가전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요미우리), 필 클라인(DeNA) 등 벌써부터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상대했고, 25일 쿠바를 만나서는 그보다 느린 공이지만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하는 투수를 만났다. 김인식 감독은 26일 경기 전 "변화구는 원 없이 보겠다"며 웃었다. 26일에는 두 가지 유형이 모두 나왔고, 경기까지 7-6으로 역전승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