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유희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10년 정도 두 자릿수 승리를 하면 괜찮을까요?"

두산 왼손 투수 유희관은 15일 NC전 8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2패 뒤 시즌 첫 승을 거뒀다. 2013년 10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함께 그 전까지 이혜천이 보유한 55승을 넘는 56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56승, '베어스 프랜차이즈' 최다승 신기록이다.

유희관은 첫 2경기에서 패전은 없었지만 11이닝 9실점으로 부진했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이 첫 승을 올리기 전과 후 달라진 점이 보였느냐는 물음에 "그런 건 없다. 당일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어제(14일)는 우리가 알던 유희관처럼 던졌다"고 말했다.

우리가 알던 유희관의 또 다른 면은, 2013년부터 올해 4월 15일까지 56승으로 KBO 리그 그 어떤 투수보다도 많은 승수를 올리고, 717이닝을 던져 윤성환(삼성, 735⅓이닝) 다음으로 오래 던지면서도 꾸준히 '검증론'에 시달렸다는 사실이다. 느린 구속, 투수에게 유리한 홈 구장 등의 이유가 그를 쫓아다녔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에서 빠진 것 역시 이런 의구심이 이유였다.

유희관은 "시범경기 때도 좋지 않았고 시즌 초반까지 그랬지만 결과론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도 검증을 받아야 하나 싶지만, 잘하면 잘하는 거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내년 준비하면 된다.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신경 쓰지 않고 마인드 콘트롤한다"고 얘기했다.

두산의 자랑 '판타스틱4'는 마이클 보우덴의 이탈로 아직 완전체를 이루지 못했고,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까지 초반 연패에 빠졌다. 

유희관은 여기에 대해서도 "아직 시즌 초반이다. 작년에 워낙 잘했기 때문에 기대치가 올라가서 그럴 수 있다. 12경기 했는데 11승 1패 해야 정상으로 보는 것 같다. 다른 팀도 훌륭한 전력을 가졌다.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건데, 판타스틱4가 나간다고 다 이길 수는 없는 거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작년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차차 정상 궤도에 오를 거라 내다봤다.  

▲ 두산 유희관 ⓒ 곽혜미 기자

다시 프랜차이즈 왼손 투수 최다승 이야기로 돌아오면, 유희관은 두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굉장한 영광이다. 왼손 투수 최다승은 입단했을 땐 생각도 못 했다. 그땐 선발투수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동료가 도와줬기 때문에 얻은 결과다. 나아가서는 최초 100승을 하고, 두산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꿈은 있다."

"2차 6라운드 42순위. 입단할 때는 그렇게 기대가 큰 선수가 아니었는데 니퍼트가 담이 걸리는 바람에 선발 기회가 왔다. 니퍼트가 안 아팠다면 저에게 기회가 안 왔을 거다. 니퍼트 덕분이다. 모든 선수가 선발을 꿈꾸지만 외국인 선수 2명이 있으니 나머지 세 자리에 들어가기 쉽지 않았다. 느린 공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싶었다. 지금까지 야구하는 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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