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옥자'-'박열' 포스터. 제공|넷플릭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중인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와 '박열'(감독 이준익)에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두 작품은 장르부터 소재, 언어까지 전혀 다른 작품이다. 하지만 '옥자'와 '박열' 속엔 공통적으로 극의 흐름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 두 가지가 있다. 주인공의 배짱과 작품을 관통하는 아나키스트적 기질이다.

▲ '옥자' 안서현-'박열' 이제훈 스틸. 제공|넷플릭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 배짱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배우 안서현이 연기한 주인공 미자는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슈퍼돼지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야무지게 맞선다.

미자는 순진무구하기만 한 산골 소녀가 아니다. 10대 소녀의 배짱은 어른들을 주눅 들게 만들 정도로 기운 세다. 세상 물정에 훤하고 의지가 강한 인물이다. 할아버지(변희봉)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가 하면 옥자를 구하기 위해 욕심 많은 어른들에게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당당한 기개 하면 이제훈이 연기한 박열도 만만치 않다. 그는 정신력과 배짱 하나로 일본 정부를 농락하고 뒤흔들었던 독립운동가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퍼진 괴소문으로 6천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왕을 폭살하려 했다는 대역사건을 만들어 박열을 혐의자로 지목해 구속했다. 이런 일본의 계략을 간파한 그는 "그들이 원하는 영웅이 돼 줘야지"라는 굳센 태도로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하며 사형을 쟁취한다.

▲ '옥자' 폴 다노, 스티븐연, 릴리 콜린스, 다니엘 헨셜, 데본 보스틱 캐릭터 포스터 (상단 왼쪽부터)-'박열' 이제훈 최희서.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넷플릭스
# 아나키스트

'옥자' 속 비밀동물보호단체 ALF의 구성원 제이(폴 다노 분)를 비롯 케이(스티븐 연 분), 레드(릴리 콜린스 분), 실버(데본 보스틱 분), 블론드(다니엘 헨셜 분)는 미자의 옥자 구출에 힘을 더한다. 그들은 아나키스트 조직이다. 자신의 자본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에 맞선다. 아나키즘의 핵심 가치인 '연대'를 이뤄 권력층에 맞서는 구도이다.

작품 속 ALF는 옥자를 구해내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펼치지만 폭력에 맞서 똑같이 폭력을 사용하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며 아나키스트 정신을 보여준다. 그들은 팀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케이를 통해 끊임없이 "우린 당신을 해칠 생각이 없다" "싸우고 싶지 않다"라고 어필하며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시키려 노력한다.

박열은 대표적인 조선의 아나키스트 항일 운동가이다. 실존 인물 박열은 유독 아나키즘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대로 실천했다. 그의 동료들 역시 일본의 고문에도 비굴하게 감추지 않았다. 떳떳하게 자백해 자신이 신념을 가지고 있는 행동들을 숨기거나 가리지 않았다.

박열의 연인이자 일본인 후미코 역시 박열과 아나키스트 신념을 함께하는 인물이다. 그는 박열과 동거 전 '동거 서약서'를 제시한다. 첫째는 동지로서 동거이고, 둘째는 운동 활동 기간에는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 것, 세 번째는 한 사람이 타락해 권력자와 손을 잡는다면 동거를 끝낸다는 내용이다. 아나키스트 적인 사상 중 하나인 개인의 자유 의지와 평등을 보장받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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