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장산범' 포스터. 제공|NEW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괴담이나 설화로 전해지던 '장산범'이 영화로 재 탄생한다. 

'숨바꼭질'을 연출한 허정 감독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공포 영화 소재로 사용했다. '숨바꼭질'에 이어 현실 속에서 공포스러운 상황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 소재로 쓰인 장산범은 지금까지 국내 영화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은 음산한 분위기의 숲 속을 배경으로 장산범에 대해 소개한다. 불안하게 어디론가 다급하게 전화를 거는 염정아의 모습은 이후 벌어질 사건을 궁금하게 만든다. 특히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 염정아와 박혁권의 모습이 긴장을 높인다. 염정아와 박혁권을 이토록 긴장시킨 한반도 전설 속 괴물 장산범에 대해 알아봤다.


# 흉흉한 소문만 떠돌 뿐…

'장산범'은 한반도 중에서도 소백산맥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괴물이다. 털이 하얀, 호랑이 모습을 하고, 사람의 목소리를 곧잘 흉내 내는 괴물이 어린이들을 잡아간다는 설화다.

괴담으로만 전해지는 장산범에 대한 정확한 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민간 전설로 내려오는 이 동물을 '장산범'이라 부르는 것에 대한 유래도 불분명하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장산이라는 곳에서 가장 많이 목격돼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 흰 털을 덮어쓰고 사람의 목소리를 낸다.

목격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산범의 모습을 묘사한 설명에 따르면 하얀 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어쓰고, 뒷다리가 길고 앞다리는 짧으며 엎드린 자세로 매우 빠른 속도로 산이나 도로를 이동한다. 또 멀리서 보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울음소리는 칠판 긁는 소리 혹은 사람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흡사하다. "아예 사람의 말을 한다"는 주장도 있다.

# "마치 인간처럼 느껴져"

다양한 목격담들 중 가장 소름 끼치는 특징은 '마치 인간처럼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들은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분명히 얼굴에도 털이 나 있는 등, 절대 인간과 같지 않은데도 당시에는 인간처럼 느껴졌다'고 전해 장산범의 네티즌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하얀 번개'라는 별칭을 가져 일각에서는 히말라야에 살고 있다는 예티 같은 괴 생명체에 비교하기도 한다.

▲ 장산범을 소재로 웹툰과 방송이 만들어졌다. 사진|'장산범: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 SBS화면

# 웹툰·방송·애플리케이션

영화 '장산범'은 개봉을 앞두고 콜라보 웹툰 '장산범: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를 공개 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연재중인 웹툰 '장산범: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는 3년 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녀의 전화를 받고 부산 해운대구 장산으로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번 웹툰은 별도의 홍보와 광고 없이 1화 공개 후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지난 2013년 연재된 네이버 웹툰 '2013 전설의 고향'에서도 식인 맹수 장산범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지난 2013년 9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장산범의 실체를 밝히고자 방송을 구성했고 이날 방송에서는 '장산범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등산객이 등장해 장산범의 생김새를 전했다. 그는 "범보다 빠르고 희고 긴 털을 가졌다. 바람 같은 소리를 내며 이동한다"고 묘사해 시청자들을 오싹하게 했다.

또 2016년 8월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해운대구 장산 중턱에 다리가 없는 한 여인이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영상이 찍힌 것을 토대로 '장산귀(장산범) 미스터리'편을 구성해 그 뒤를 쫓았다. 하지만 야심한 밤 산속 깊숙한 곳에서 원피스를 차려입은 여인의 정체는 밝히지 못했고 우연히 녹음된 여성의 "누구세요"라는 목소리만 남겨 의혹을 증폭시켰다. 결국 '장산범'에 대한 관심은 커져 관련된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까지 생겨났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 애플리케이션에는 80여 건에 달하는 목격담이 제보됐다.

이번 영화 '장산범'의 연출을 맡은 허정 감독은 "낯선 이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릴 때 사람들이 무서워할 것이다"라는 시각으로 접근, "눈에 보이는 것도 무섭지만 귀로만 들렸을 때는 상상까지 하게 돼 오히려 더 무서운 지점들이 있을 것이다"라며 소리만 들어도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산범'만의 매력에 대해 전했다. '장산범'은 염정아, 박혁권이 주연을 맡아 오는 8월 개봉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