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왼쪽)이 드리블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뜨거웠던 라이벌전, 그 가운데 '패자' 서울의 투혼이 빛났다.

FC서울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1-2로 졌다. 4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아픈 패배였지만 오히려 

지난 시즌 우승을 다퉜던 두 팀의 대결 그리고 최근 '전설 매치'로 이름 붙은 신흥 라이벌전다웠다. 자존심과 순위 모두 걸린 대결이었다.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전북은 선두를 지키기 위해서, 서울은 4연승을 달리며 상위권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로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전반 초반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전북 공격수 김신욱과 서울 미드필더 고요한이 공을 다투다가 설전이 벌어졌다. 고요한이 앉아서 심판에게 어필을 하자 김신욱이 고요한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호 주심이 두 선수를 따로 불러 진정시켰지만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김신욱과 고요한 외에도 모든 선수들이 물러서지 않았다.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을 다투면서 선수들이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 신경전을 벌이는 김신욱(왼쪽)과 고요한. ⓒ곽혜미 기자

전반 25분 두 팀의 긴장이 터져나왔다. 공을 다투던 정혁과 주세종이 충돌했다. 정혁이 먼저 팔꿈치를 휘둘렀고 주세종이 뒤이어 손으로 정혁의 얼굴을 쳤다. 김성호 주심은 정혁에게 경고를, 주세종에게 레드카드를 줬다. 주세종은 돌면서 나온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고 어필했지만 판정은 그대로 이어졌다. 전반 32분에도 김진수가 윤일록과 강하게 충돌한 뒤 경고를 받았다.

11명과 10명의 싸움이 됐다. 그러나 서울은 오히려 악에 받친 듯 경기에 더 몰입했다. 10명이서도 무작정 수비적으로 지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열세에 몰려 수비를 탄탄히 했지만, 기회가 될 땐 적극적으로 역습에 나섰다. 최종 수비 라인도 내리지 않았다.

주장 곽태휘는 김신욱과 공중볼을 다투다가 이마가 찢어져 응급처치 뒤 빨간 머리띠를 감고 경기장에 돌아왔다. 

자존심까지 걸린 대결에서 10명이 뛴다고 물러서는 것은 없었다. 후반 14분 이재성에게 끝내 실점했지만 서울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황선홍 감독도 후반 이상호, 후반 22분 데얀을 투입하면서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서울은 개인 능력으로 찬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고요한이 단독 돌파로 페널티박스까지 접근해 데얀과 2대 1패스로 찬스를 만들었다. 1분 뒤 윤일록도 왼쪽 측면을 뚫어내면서 찬스를 만들었지만 슛까지 가진 못했다. 수적 열세 속에 주변에서 도와주는 선수가 부족했다. 포기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후반 33분 이동국에게 추가 실점했지만,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패색이 짙었지만 1골을 넣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최전방 공격수 데얀까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추격을 노렸다. 끝내 데얀이 후반 정규 시간이 종료께 코바의 코너킥을 골로 연결시켰다.

서울은 패배했지만 투혼만큼은 빛났다. 패배에도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하는 멋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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