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포스트 퍼거슨' 시대에 첫 리그 우승을 위해 착실하게 이적 시장을 보냈다. 양도 풍부하고 질도 나아진 '더블 스쿼드'를 완성했다.

맨유는 1일(한국 시간) 네마냐 마티치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3년이다. 1년 추가 옵션을 포함하면 최장 4년까지 맨유 유니폼을 입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적료는 4000만 파운드(약 587억 원)로 알려졌다. 

임대생 복귀를 제외하면 맨유의 이번 시즌 세 번째 영입이다.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 보강에 이어 중원까지 강화했다. 마티치 합류로 중원까지 보강을 마쳤다.

무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 4명을 영입하고 싶다고 한 뒤 3명을 품에 안았다. 세 선수의 합류로 양적으로, 질적으로 '더블 스쿼드'를 갖췄다. 남은 한 개의 퍼즐은 인터 밀란의 윙어 이반 페리시치다. 페리시치가 합류한다면 공격진에 한층 무게가 실리겠지만, 무리하게 살 필요는 없다. 현재 스쿼드도 충분히 두껍다.

무리뉴 감독은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 간다. 그러나 우리는 '최고의 팀(Top teams)' 중 하나는 아니"라고 말했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기엔 '라이벌'들과 비교해 베스트 11의 힘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팀의 전력은 베스트 11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스쿼드의 힘은 주전 11명은 물론 벤치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 유럽의 빅클럽은 한 시즌 50경기 이상을 치른다. 경고 누적, 퇴장 등으로 인한 징계, 부상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항상 최고의 멤버만 있어선 안된다.

현재 막대한 투자와 함께 어느 때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치르고 있는 프리미어리그는 경기의 '밀도'도 다른 리그보다 훨씬 높다. 더구나 '박싱데이'라는 고비를 넘어야 하고, EFL컵까지 치러야 해 경기 수가 훨씬 많다. 체력 안배는 경기력 유지를 위해 필수다. 더구나 체력이 떨어질 경우 부상 위험도도 높아진다. A매치까지 고려하면 변수는 더욱 크다.

두꺼운 스쿼드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면 중요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라이벌전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맨유가 두꺼운 스쿼드를 갖추게 된 것은 변수에 더욱 부드럽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스트11이 모여 펼치는 라이벌전에서 승리를 보장할 순 없다. 그러나 중하위권 팀과 맞대결을 포함해 9개월의 대장정을 치러야 하는 리그에선 맨유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 "이번 시즌 구단 보드진 칭찬해." 무리뉴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쿼드>

골키퍼 - 다비드 데 헤아, 세르히오 로메로, 조엘 페레이라

다비드 데 헤아와 세르히오 로메로가 지킬 골문은 막강하다. 데 헤아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골리 중 하나다. 이제껏 부진한 경기력 속에 맹공을 홀로 막으면서 강제로 능력을 키워왔지만 이번 시즌엔 한층 든든한 동료들과 골문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A 대표 로메로도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마치고 뛰어난 경기력을 뽐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2경기에 출전해 4골만 허용했고 8경기를 클린시트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수비수 - 빅토르 린델로프, 에릭 바이, 필 존스, 마르코스 로호, 크리스 스몰링, 달레이 블린트, 루크 쇼, 안토니오 발렌시아, 마테오 다르미안, 카메론 보스윅-잭슨, 기예르모 바렐라

린델로프가 더해지면서 중앙 수비에서 안정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린델로프가 프리시즌 동안 다소 부진했지만 팀에 갓 합류해 적응할 시간은 줘야 한다. 바이가 확실한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다. 린델로프가 벤피카에서처럼 영리한 수비를 펼친다면, 다부진 수비력이 장점인 바이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로호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스몰링과 존스도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세계 최고의 측면 수비수는 없다. 그러나 최고 수준에서 활약할 선수들을 보유했다. 보직을 변경한 뒤에도 여전히 뛰어난 돌파 능력을 발휘하는 발렌시아와 왼발이 정확한 블린트가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다. 다르미안은 양쪽 측면 모두에서 활약하는 멀티 요원이고, 쇼도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다.

맨유는 지난 시즌에도 리그에서 29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토트넘(26실점)에 이은 2위 기록이다. 무리뉴 감독이 워낙 수비 전술에 뛰어나기 때문에, 이미 수비진은 충분해보인다.

미드필더 - 폴 포그바, 후안 마타, 헨리크 미키타리안, 네마냐 마티치, 마이클 캐릭, 안데르 에레라, 마루앙 펠라이니, 애슐리 영,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티모시 포수-멘사

중원의 중심은 포그바에 쏠린다. 그러나 주변에서 어떻게 돕느냐에 따라 경기력은 천양지차다. 지난 시즌에도 포그바를 춤추게 했던 에레라와 캐릭은 영리하게 밸런스를 잡는 선수들이다. 포그바가 뛰어놀 '판'을 짤 수 있다.

또다른 핵심은 미키타리안이다. 측면과 중앙 모두에서 활약하는 미키타리안은 프리시즌 동안 맨유 공격의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공격수의 배후로 파고 들면서 위치를 바꾸거나, 측면 수비수와 연계 플레이로 측면을 허무는 등 지난 시즌 과제였던 밀집수비 돌파의 해법을 제시했다.

특징 있는 선수들이 다양성도 더한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경미한 부상에서 돌아온 마타도 연계 플레이로 맨유의 공격에 짜임새를 더할 수 있다. 장신이고 거친 몸싸움을 즐기는 펠라이니도 필요에 따라 피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망주 페레이라와 포수-멘사의 성장도 기대된다.
 
공격수 - 로멜루 루카쿠, 마커스 래시포드, 앙토니 마시알, 제시 린가드, 제임스 윌슨

일단 루카쿠 영입으로 공격진의 무게감이 높아졌다. 지난 시즌 주축이었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 비해 발이 빨라 역습 축구에 적합한 것이 좋다. 몸싸움이나 제공권 다툼 등 스트라이커 본래의 임무에도 강점이 있다. 프리시즌 동안 루카쿠의 주변으로 2선 공격수들이 침투하고 연계 플레이로 결정적인 찬스들을 만들었다. 크고 빠르고 기술을 갖춘 루카쿠는 맨유 공격의 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백업 스트라이커도 든든하다. 전문 중앙 공격수는 없지만, 측면과 중앙을 모두 오가는 래시포드와 마시알을 보유했다. 루카쿠의 체력 부담을 나눠질 선수는 충분하다. '샛별' 래시포드는 맨유의 현재이자 미래다. 빠른 발을 살린 드리블 돌파가 장점이고 정확한 킥 능력을 갖췄다.

부활의 신호탄을 쏜 마시알은 저돌적인 드리블에 이은 오른발 슛이 장점이다. 1대1 돌파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무리뉴 감독의 축구에 적합하도록 달리면서 공을 잡는 장면이 늘어난다면 충분히 맨유의 주요 공격 옵션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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